하이에어, ‘매각 난항’ 우려 나오는 이유는?

기업회생 절차를 진행 중인 소형항공사 ‘하이에어’가 매물로 등장하면서 인수합병(M&A) 시장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책으로 ‘기업매각’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되는 가운데, 예상 인수자금으로 350억원 정도가 거론된다. 다만 업계에선 하이에어가 영업정지된 상황에서 500억원에 달하는 부채까지 끌어안을 인수자를 찾는 작업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이에어는 지난달 31일 삼일회계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다수의 잠재 인수 후보군에 티저레터(투자안내서)를 배포했다. 매각은 수의계약으로 사전에 인수 예정자를 확보한 뒤 공개 경쟁입찰에 부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재 거론되는 예상 인수가는 구주 매입(300억원) 및 신규 운영자금(50억원)을 합친 350억원 수준이다. 회사 지분은 윤형관 대표(40.8%)와 윤 대표가 운영중인 다른 법인들인 하이이노서비스(43.3%), 인성엔프라(14.2%) 등이 보유하고 있다. 

삼일회계법인이 배포한 티저레터에는 하이에어의 매물 가치 및 성장 가능성에 대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모(母)기지인 울산공항이 3년 뒤 개항하는 울릉도 공항과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점 ▲이로 인해 하이에어 매출 상승이 예상되는 점 ▲연말 소형항공기 항공사업법 개정으로 좌석 제한이 현 50석에서 68석으로 확대돼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있다는 점 등이다. 

‘매력적인 항공사’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일각에선 조심스레 ‘매각 난항’을 예상하고 있다. 주요 인수포인트 중 하나인 ‘울릉도 공항’ 개항이 실제로는 실적증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서울, 부산 등 주요도시 공항에서도 울릉도까지 비행시간이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굳이 울산을 거쳐 울릉도로 갈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악화된 하이에어의 재무구조도 인수자 입장에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단 지적도 나온다. 작년말 기준 회사의 부채 총계은 약 536억원이다. 5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는 480억원에 달한다. 이중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은 270억원에 육박한다. 반면 하이에어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억여원에 불과하다. 

영업활동을 통해 일부라도 상환해 나갈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지난달 31일 국토교통부로부로부터 운항증명(AOC) 효력정지 조치를 받았기 때문이다. 현재 모든 영업활동이 중단됐으며 현금창출을 통해 채무 상환에 나설 수 없는 상태다. 인수자 입장에선 500억원대 부채를 끌어안으며 차입금 차환 및 이자비용 지급 등에 대한 계획도 세워야 하는 셈이다.

하이에어를 인수한 이후 영업 재개를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금이 신규로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AOC를 재획득하기 위해서는 ▲조직 ▲시설 ▲인력 ▲장비 등의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데, 영업정지 상태가 길어질 수록 이를 다시 복구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인수자는 지분 매입 및 신규 투입 자금과 더불어 부채 대응방안까지 고민해야 할 정도로 부담이 적지 않은 딜로 보인다”며 “원활한 매각을 위해서는 울릉도 공항 개항에 따른 업사이드(성장여력)를 명확하게 설득함과 동시에, 3년 연속 100억원 안팎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취약했던 수익성에 대한 해법도 제시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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