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코, 쌍용C&E 자진상폐 이후 출구전략 ‘주목’
국내 1위 시멘트 업체 쌍용C&E의 공개매수가 종료됨에 따라 사실상 상장폐지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쌍용C&E의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코)가 자진상폐 이후 투자금 회수 작업에 본격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몸값이 3조원대에 달하는 빅딜이 단기간내 성사되기 쉽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한앤코가 지배구조 재구조화를 통한 기업가치 높이기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쌍용C&E와 한앤코의 특수목적법인(SPC)인 한앤코시멘트홀딩스가 지난달 5일부터 주당7000원에 공개매수를 추진해왔으며, 청약율은 65.34%(청약주식수 6551만4주)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의 13.1%에 해당한다.
매입 예정 주식수(1억25만4756주.20.1%)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한앤코는 청약에 응한 물량 전부를 인수할 계획이다. 잔여 지분 7%는 2차 공개매수 없이 교부금 주식교환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투자업계에서는 한앤코가 상장폐지 후 쌍용C&E의 투자금 회수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합병(M&A) 한 후 상장폐지를 추진하는 것은 투자금 회수를 위한 재매각을 염두에 둔 수순이라는 설명이다.
인수합병(M&A)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결국 차익 실현이 목표”라며 “자진 상폐를 하면 의사결정도 수월해질 뿐만 아니라 사업 재구조화 및 향후 매각을 추진할 때도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앤코 역시 상장폐지 수순을 밟은 뒤 본격적인 엑시트 작업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투자금 회수 시기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3조원대 높은 몸값을 지불할 수 있는 인수주체를 찾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쌍용C&E의 시가총액은 6일 장마감 기준 3조4161억원에 달한다. 경영권을 포함한 최대주주 보유 지분 매각대금이 3조원에 달하는 빅딜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인수주체를 찾기 어렵다는 평가다.
특히 시멘트 업계 재편이 일단락 된 상황에서 동종 업계간 추가적인 M&A는 공정거래법상 시장 점유율이 과도하게 높아질 수 있어 승인이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한앤코가 단기간 내 투자금 회수에 나서기 보다 당분간 재구조화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경영권을 포함한 최대주주 보유 지분 매각대금은 3조원대의 빅딜이 될 것으로 인수 주체가 마땅치 않다”며 “한앤코가 상장폐지 후 즉각적인 지분 매각이 아닌 재구조화를 통한 ‘밸류업’ 전략을 실천한 이후에 출구 전략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쌍용C&E는 공개매수설명서를 통해 “공개매수를 통해 취득한 주식을 가까운 장래에 제3자에게 양도하기로 합의하거나 계획한 사항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