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템, 공개매수 순항…강성부의 선택은?

사모펀드 운용사(PEF) 유니슨캐피탈코리아(이하 UCK)와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오스템임플란트 인수를 위해 추진 중인 공개매수가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 펀드 KCGI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공개매수가(19만원)로 지분을 처분하기엔 수익이 다소 아쉽고, 그렇다고 계속 보유하자니 언제 더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을 지 불투명해 펀드 유한책임투자자(LP)의 눈치를 봐야하는 입장이다. 

9일 증권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스템임플란트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했던 지분 대부분에서 손바뀜이 일어났다. 개인들이 가진 물량은 전체 발행량의 20% 수준으로 파악되는데 공개매수가 시작된 지 일주일 만에 매도 물량이 이를 넘어선 것이다. 개인들이 시장에 던진 주식은 아비트리지(차익거래)를 노린 사모펀드 및 기관투자자 등이 나눠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해당 물량을 오는 24일까지 UCK컨소시엄(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에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가 공개매수로 확보하고자 하는 지분은 최소 34.3%다. 현재 최규옥 회장으로부터 지분 9.3%를 매수하고 특수관계를 형성해 총 18.9%를 확보했다. 앞으로 15.4%만 확보하면 오스템임플란트 인수는 성공하게 된다.

이번 공개매수는 성공 조건이 까다롭지 않은 만큼 무리 없이 PEF로 경영권이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지분 6.9%를 보유한 KCGI의 앞으로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CGI는 최근 오스템임플란트에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보내며 경영권 분쟁을 예고했는데, MBK-UCK 연합군이 최 회장 백기사로 등장하면서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명분을 잃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KCGI가 투자회수(엑시트)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공개매수 가격인 19만원에 지분을 넘겨도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KCGI는 오스템임플란트 지분 103만8256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평균단가가 13만원 수준이다.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 원금 대비 46% 가량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특히 시간가치가 내재된 펀드 내부수익률(IRR)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이 매각할 것이란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KCGI가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처음 취득한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2개월 만에 올릴 수 있는 성과로 본다면 그야말로 ‘대박’인 셈이다.

반대로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PEF로 경영권이 넘어가면 앞으로 회사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올라가 주가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의견이 상당수 나와서다. 실제 다수의 증권사들은 이번 인수계약이 발표된 뒤 지배구조 개선 및 높은 성장성을 이유로 목표 주가를 일제히 높였는데, 최대 24만원까지 제시하는 곳도 나왔다. 공개매수가보다 26% 높은 가격이다.

다만 KCGI가 지분을 정리하지 않을 경우 LP들의 시선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 상승이 더뎌 회수 시점이 늦어지거나 반대로 하락할 경우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은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게 업계 다수의 의견이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현재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스템임플란트 투자로 운용업을 떠날 것이 아니라면 IRR을 크게 끌어올릴 기회를 잡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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