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부는 IPO 시장…장외주식도 거래 ‘뚝’
올해도 ‘대어’들의 기업공개(IPO) 철회 소식이 이어지면서 장외주식시장에 냉기가 돌고 있다. 거래대금은 지지부진했던 지난해보다 더 줄었고 공모주가 인기를 끌던 2021년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공모절차 중단 선언을 한 기업들의 장외 주가도 급락하고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K-OTC의 평균 거래대금은 32억8100만원으로 전년 평균치 대비 7.05% 감소했다. 같은 기간 평균 거래량도 7.18% 줄어든 85만4209주로 집계됐다. 평균 시가총액은 2.18% 줄어 17조4723억원으로 나타났다.
K-OTC는 비상장주식의 매매거래가 제도화된 장외시장이다. 비상장 중소·벤처기업의 직접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K-OTC 등록 기업들은 유동성이 부족해 가격이 급등락하기도 한다. 그만큼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가 성장 가능성이 있는 비상장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공모주 투자 열풍이 거세던 2021년에는 K-OTC 평균 시총이 31조109억원에 달했다. 거래대금도 평균 56억3800만원이었다. 최근과 비교하면 2배 이상 거래가 활발했다.
올해 들어서 IPO시장이 활력을 잃자 장외시장 투자심리도 얼어붙었다. 1월 평균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676대 1, 일반청약 경쟁률은 378대 1로 최근 4년 중 가장 낮은 경쟁률을 보였다. 2021년 평균 일반청약 경쟁률은 1897대 1, 2022년 975대 1을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또 기업들의 공모 철회도 영향을 미쳤다. 컬리는 지난달 공모 일정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밝혔다.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서울거래 비상장에서 거래되던 컬리의 기준가격은 6일 2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55% 급락했다.
기준가는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이 자체적으로 종목의 거래가격 등을 집계해 산출한 값이다. 비상장주식은 매수자와 매도자 간 1대 1 거래가 많기 때문이다.
케이뱅크의 기준가도 전년 동기 2만1490원에서 1만700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지난해 공모철회를 밝힌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준가도 22.58% 내려간 4만8000원을 기록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1년 12월만 해도 12만8500원에 거래됐던 종목이기도 하다. 이밖에 11번가, 골프존카운티 등의 상반기 상장도 불투명해졌다.
시장에선 오아시스의 흥행 여부가 올해 IPO시장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시장에 입성한 일부 중소형주는 공모에 성공하고 주가도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1조원대의 덩치를 가진 오아시스의 성공이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는 대어들의 상장 레이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