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원조 못 따라가네…‘제2의’ 칭호 무색한 기업들
전기차 제조 기업 루시드가 올해 인도량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22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나스닥에 상장된 루시드 주가는 장외 시장에서 0.93달러(9.32%) 하락한 9.05를 기록했다. 루시드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차량 생산 전망치를 시장 예상보다 대폭 낮췄기 때문이다.
루시드는 올해 1만~1만4000대의 차량을 인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월가의 전망치였던 2만~2만3000대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회사측은 차량 주문 대기 시간도 줄어들었으며 예약대수도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이 물량에는 작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맺은 최대 10만대 공급계약 물량은 포함되지 않았다.
지난 21일 기준 리비안의 차량 예약대수는 2만8000대로, 지난해 3분기 말 3만4000대보다 17% 가량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당기순손실은 0.28센트로, 시장 전망이었던 0.41센트에 비해 높았지만 주가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주문량 감소는 투자자들의 전기차 수요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시장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전기차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에게 더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셰리 하우스 루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는 높은 시장 금리와 시장 불확실성이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인지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진이 말하는 방안이란 운임비와 부품 비용을 줄이고, 제조 시설을 확충하는 계획을 미루는 것을 의미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전기 트럭 스타트업 리비안도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 말 월스트리트저널은 수개월간 리비안에서 공급망 관리와 대관업무를 맡았던 다수의 핵심 임원들이 사퇴했다고 보도했다. 월가에서는 임원들의 잇따른 사태가 코로나19 이후 리비안의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한 데 따른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물가가 상승하고 공급망 차질이 발생하면서 일부 차종의 출시를 늦추는 등의 악재를 겪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특히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려 하는 상황에서 대관업무에 공백이 발생한 것은 리비안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전기차 업계 1위 테슬라는 차량 대기시간이 늘어나는 등 실적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전기차 전문매체 일렉트렉에 따르면 이달초 테슬라 모델Y의 예상 인도 시기는 2월~3월이었는데, 보름 사이 이 시기는 4월~6월려 연기됐다. 테슬라의 가격 인하 정책과 미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 기조 변화가 수요를 늘렸다는 것이다.
이달초 미국 국세청은 전기차 세액공제 가격 상한을 기존 5만5000달러에서 8만달러로 상향했다. 이로서 테슬라의 모델Y가 간신히 세액공제 범위에 들어갈 수 있게 되면서 수요가 늘었고, 테슬라는 모델Y를 통해 대당 1000달러의 가격 인상에 상응하는 효과를 보게 됐다.
한편 오는 3월1일 ‘투자자의 날’ 행사를 앞두고 있는 테슬라는 차량 가격 인하 방안을 투자자들에게 공유할지 주목되고 있다. 토니 사코나기 번스타인 연구원은 “연구결과 전기차들은 생산한지 3~4년이 지나고 나면 판매량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차량 모델들은 모델Y를 제외하면 모두 생산한지 4년이 넘었다. 차량 판매 대수를 위해 더욱 합리적인 가격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추가로 저가 차량 모델을 발표할지도 주목된다.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재처리 커크혼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차세대 차량 플랫폼은 우리의 우선순위”라면서도 가격이나 출시 시기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제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