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철회 IPO 대어들 실적 보니 지난해 매출 성장
상장을 철회한 기업공개(IPO) 대어들의 지난해 매출액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대엔지니어링과 오아시스 등 일부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감소했다.
HD현대오일뱅크 매출 30조 돌파…대다수 기업 매출 증가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골프존카운티, 컬리, SK쉴더스, HD현대오일뱅크, 원스토어, 태림페이퍼, 현대엔지니어링, 오아시스, 케이뱅크 등 9개 IPO 대어 기업들의 매출액은 일제히 상승했다.
HD현대오일뱅크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액은 34조95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68% 급증했다. 이는 2013년 22조4100억 원 이후 9년 만에 최대 실적으로, 매출 30조 원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유가 상승과 정제 마진 개선 영향에 매출액이 대폭 늘었다.
올해 초 코스피 상장을 철회한 컬리는 전년 대비 30% 증가한 매출액 2조372억 원을 달성했다. 코스닥 상장에 도전했던 오아시스도 전년 대비 20% 증가한 매출액 4272억 원을 기록했다.
원스토어는 지난해 매출 2228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SK쉴더스(1조7928억 원·전년 대비 16% ↑), 골프존카운티(3097억 원·15% ↑), 태림페이퍼(9684억 원·9% ↑) 등도 매출액이 증가했다.
영업이익에서는 케이뱅크가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19억 원으로 전년 245억 원 대비 275% 증가했다. 케이뱅크는 2016년 설립 이래 2020년까지 적자를 기록하다 2021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당기순이익도 836억 원으로 272% 늘었다.
이어 HD현대오일뱅크가 영업이익 2조789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55% 증가하며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골프존카운티(1277억 원·22% ↑), SK쉴더스(1453억 원·19% ↑), 태림페이퍼(1260억 원·8% ↑) 등의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컬리·원스토어 적자확대…현대엔지니어링·오아시스 영업익 감소
반면, 새벽배송 기업 컬리와 오아시스의 영업이익을 줄었다. 컬리는 영업손실 2335억 원으로 전년 영업손실 2178억 원에서 적자 폭이 확대됐다. 다만 순손실은 2232억 원으로 전년(-1조2853억 원) 대비 축소됐다.
컬리는 영업손실 확대 폭이 매출 확대 폭 대비 안정적으로 방어했다는 평가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매출총이익률이 높은 화장품 품목 위주의 버티컬 ‘뷰티컬리’ 서비스를 시작한 영향도 일부 있겠지만, 원가 절감 노력과 수익성 집중 전략이 주요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오아시스는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16% 줄어든 48억 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44억 원에서 8억 원으로 급감했다. 오아시스는 이익을 내기 어려운 새벽 배송 구조에서 흑자를 지속했지만, 증가폭은 2년 연속 줄었다. 회사 측은 올해 신사업 확대로 영업이익률 개선과 매출 증대에 초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원스토어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적자폭 확대를 기록했다. 원스토어는 지난해 영업손실 249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58억 원) 대비 손실폭이 커졌다. 순이익도 -60억 원에서 -348억 원으로 순손실 규모가 확대됐다.
앱마켓 후발주자인 원스토어는 계획적인 적자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성장 가속화와 점유율 확대를 위해 투자 확대, 광고·마케팅·판촉비 등 일회성비용 증가 등으로 영업손실 폭이 커졌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영업이익이 116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8% 쪼그라들었다. 순이익도 2000억 원대에서 1000억 원대로 반토막 났다. 매출원가가 크게 늘어나며 원가율이 상승해 수익성이 악화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난해 매출원가 상승률은 26%로 매출 증가폭(20%)보다 크다. 원가율도 89.6%에서 94.5%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