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샴푸’ TS트릴리온, 경영권 ‘여섯조각 매각’…왜?

‘임영웅 샴푸’로 유명한 TS트릴리온이 경영권 주식을 여섯 조각으로 쪼개 매각한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차익시현 매물이 예고돼 경영권 매각 대금을 사실상 소액주주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TS트릴리온 최대주주인 장기영 대표는 보유 주식(6725만주, 지분율 71.21%) 중 일부인 4000만주를 총 300억원(주당 750원)에 양도하기로 계약했다. 대상자는 엔더블유투자파트너스(1700만주), 에이스파트너스(1360만주), 해승아이앤씨(470만주), 알이에스(470만주) 등 4개 법인이다.

아울러 제이유홀딩스를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와 이노베이션바이오1호조합을 대상으로 2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 발행도 결정했다. 신주발행가액과 전환가액은 각각 639원, 732원이다. TS트릴리온은 탈모샴푸를 만드는 회사다. 광고 모델로 가수 임영웅씨를 기용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번 딜은 외견적으로 대규모 자금조달을 동반한 경영권 매각으로 보인다. 다만 인수구조를 살펴보면 지분인수 대상자가 많고 자금 조달 역시 기준가액이 낮아 대규모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TS트릴리온 경영권 매각 후 지분 변동표.(자료=전자공시시스템)

먼저 딜 클로징 후 경영권 양수 주체가 불분명하다. 유상증자 납입이 되면 최대주주는 제이유홀딩스가 차지하는데, 경영권 양수인은 엔더블유파트너스다. 오는 9월 5일 예고된 임시주주총회서 이사 선임 역시 엔더블유파트너스를 포함한 장 대표로부터 구주를 인수하는 4개 회사가 지정하는 이들로 하기로 했다.

TS트릴리온 주가는 지난 26일 123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현재 주가 수준이 유지되면 대규모 차익시현에 나설 주체만 5개다. 경영권 지분을 나눠 인수하는 에이스파트너스, 해승아이앤씨, 알이에스를 비롯해 경영권 지분을 넘기고도 2700만여주를 보유한 장 대표다. 경영권 양수인에 이름을 올린 엔더블유투자파트너스와 유상증자 대상자인 제이유홀딩스 역시 둘 중 한 곳은 지분 매각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결과적으로 총 주식수 대비 70%에 가까운 차익시현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무적 투자자(FI)들은 액시트(차익시현)에 나서면 사실상 경영권 인수 비용이 소액주주에게 전가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더 큰 문제는 실적악화다. TS트릴리온은 2021년과 지난해 매출액 498억원, 629억원과 영업손실 76억원과 5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최근 3년을 살펴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300억원대 판관비가 지속 발생하고, 같은 기간 매출원가율이 40.09%에서 59.30% 급증한 영향이다. 현금 유동성도 위기다. 2020년말 기준 72억원에 달했던 현금성자산도 올해 1분기 말 기준 4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대규모 자금조달 목적에 타법인증권 취득 목적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신규 인수합병(M&A)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실적 개선 여부와 기업가치 증가는 쉽게 판단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재무적 투자자(FI)의 경우 보호예수 의무가 없는 경우가 많아 언제 차익시현에 나설지 모른다”며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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