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음원 플랫폼 ‘소리바다’, 회생 삼수 도전한다

국내 1세대 음원 플랫폼 기업인 ‘소리바다’가 유력한 예비 인수자를 등에 업고 세 번째 법인회생에 도전한다. 회사는 이달 중 법원에 회생 신청서를 제출하고 제반 절차를 밟아나갈 계획이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소리바다는 현재 법인회생을 다시 진행하기 위해 자사 지분 전량을 매입할 예비 인수자를 물색하고 있다. 국내 중소형 건설사 두 곳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의지가 강해 이미 소리바다와 계약금 납입일 등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예비 인수자가 선정되면 소리바다는 이달 중 법원에 회생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매각은 ‘스토킹호스’ 형태로 추진될 예정이다. 이는 예비 인수자를 확보한 뒤 공개 입찰을 진행해 최종 인수자를 확정짓는 방식이다. 회생이 시작되면 소리바다는 채권자 200여명이 참여하는 관계인 집회를 거쳐 회생계획안 승인을 받아야 한다. 종결까지는 통상 1년 내외의 기간이 소요된다.

매각 대상은 소리바다 지분 전량이다. 회사의 최대주주는 ‘소리바다인터내셔널’로 지분 44.7%를 보유 중이다. 나머지는 소액주주가 들고 있다. 소리바다가 1년 전만 해도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던 회사인 만큼 소액주주 수는 현재 2만1036명에 이르고 있다. 소리바다는 외부감사인으로부터 2020년 재무제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지난해 9월 상장폐지된 바 있다. 

희망 매각가는 법원 감정가인 30억원 내외로 책정됐다. 인수 자금을 활용해 부채를 상환하고 회생절차를 종결하는 조건이다. 소리바다의 단기차입금은 올해 반기 연결기준으로 21억원 정도다. 특수관계자로부터 2억원을 빌렸고 나머지 자금 중 7억원은 저축은행, 12억원은 비금융권에서 조달했다. 또 소리바다는 기존 최대주주인 ‘제이메이슨’ 등을 대상으로 54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한 상태다. 소리바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4억원 수준이다.

소리바다가 법인회생을 신청하는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회사는 지난해 4월 처음으로 회생을 신청했지만 같은해 11월 절차를 종결했다. 법원이 회사의 청산가치가 계속가치보다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리바다는 곧바로 국내 중소형 투자회사를 예비 인수자로 확보한 후 이듬해 2월 두 번째 회생을 신청했다.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했으나 공개 본입찰에서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결국 이 투자회사와 논의를 이어갔다.

당시 투자회사는 소리바다 인지도 등을 높이 평가해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가격(31억원)의 대부분을 계약금으로 선납입했다. 그러나 인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투자사의 주주들이 변경됐고, 이로 인해 내부 의견이 엇갈리면서 결국 잔금을 납입하지 못했다. 소리바다는 지난달 말 두 번째 회생절차를 중단했다.

소리바다는 지난 2000년 설립된 국내 1세대 음원 플랫폼이다. 회사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7억4224만원,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6억5975억원이다. 대부분의 매출이 음원 사업에서 발생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소리바다 플랫폼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1% 내외로 ‘애플뮤직’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재무적 성과와는 별개로 브랜드 인지도는 여전히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회생 인수합병 딜은 피인수회사의 자구책보다 인수회사의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소리바다의 재무 상황이 좋지 않지만 브랜드 인지도는 살아있는 만큼 이 회사를 품는 기업이 어떤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고 말했다.

error: 더블클릭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