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양, 자사주 200배 수익에도 자금 압박…왜?
금양이 다음달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한도를 변경한다. 최근 금양은 수천억원대 국내외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추가 자금조달을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금양은 오는 11월14일 부산 금양 본사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정관변경 안건을 논의한다. CB와 BW 발행 한도 변경에 대한 내용이다.
금양은 최근 국내외 수천억원대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달 27일에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내 기업인 에스엠랩 지분 21%(618만여주)를 1050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다. 금양은 에스엠랩 유상증자에 참여해 이 회사 해당 지분을 취득했다. 2대주주는 조재필 에스엠랩 대표로 지분 18.06%(531만여주)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60.93%는 여러 펀드와 투자조합이 보유 중이다.
이번에 금양은 에스엠랩권을 주당 1만6985원에 인수했다. 이는 에스엠랩 기업가치를 약 5150억원으로 산정한 것이다. 에스엠랩은 세계 최고 수준의 니켈 순도를 가진 양극재를 개발 중인 기업이다. 다만 현재 매출액은 지난 2021년 5590만원, 2022년 7840만원으로 사실상 상용화되지 않았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946억원, 893억원이다. 에스엠랩은 금양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하기 약 한달 전인 지난 7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대거 선임했다.
앞서 금양은 몽골 리튬광산 개발회사 지분에 약 8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또, 콩고 리튬광산 탐사 및 개발에 267억원을 출자했다. 금양은 몽골에서 리튬을 공급받아 에스엠랩에서 하면 이를 공급받아 밸류체인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양은 올해에만 해외로 2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동부산 이차전지 공장 설립(6100억원), R&D센터 설립(321억원), 기장 이차전지 공장 설비(175억원) 등에 투자하기로 했다.
금양은 최근 자사주 매각으로 15년 만에 200배에 달하는 차익을 올렸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보유 중인 자기주식 232만여주 중 100만주를 897억원에 불록딜로 매각한 데 이어, 지난 8월에도 자기주식 20만여주를 254억원에 팔아 자금을 마련했다. 매각가는 주당 9만5916원이다.
이 자사주는 금양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취득한 것으로 2018년과 2020년에 일부를 매각하고 남은 것이다. 당시 매입가는 539~741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약 15년만에 200배에 달하는 차익을 올렸다.
금양은 최근 발표한 투자 계획에 비해 회사 재원은 턱없이 모자란 것으로 나타났다. 금양은 올해 반기말 연결기준 총자산 3407억원, 순자산 1549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현금성 자산은 209억원에 그친다. 이 때문에 에스엠랩 지분 인수 과정에서 금융기관으로부터 300억원을 추가로 대출받았다. 대출 만기가 한달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자금 조달이 이른 시일 내에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양은 가장 최근 투자한 에스엠랩 지분 취득에 대해 “리튬 이차전지 양극소재 생산기업인 에스엠랩 지분 인수를 통한 공급망 확보, 원가 경쟁력 강화 등 시너지를 창출할 목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