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SK렌터카 8500억에 판다
SK네트웍스가 100% 자회사인 SK렌터카 경영권을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에 넘기기로 했다. SK네트웍스는 알짜 캐시카우(현금 창출원)였던 SK렌터카 매각이 마무리할 경우 외형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어피너티를 선정하고 이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매매 예정금액은 8500억원 내외이며 향후 구체적인 조건 협의 과정에서 일부 변동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피너티는 성장 가능성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장기 비전을 바탕으로 투자∙지원을 시행해 가치를 높이는 곳으로, SK렌터카의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충분한 투자 여력을 갖췄다. 사모펀드 가운데 투자회사 구성원과 함께 성장 가능한 전략 수립 역량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예비 입찰 단계에서 SK렌터카의 시장가치 평가 및 구성원 고용 승계 계획 등 진정성 어린 제안으로 강한 인수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진행된 SK렌터카 매각 예비입찰에는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글랜우드PE 등 사모펀드들이 참여했다. SK렌터카가 국내 렌터카 시장 2위 사업자 지위를 확보한 데다 뛰어난 현금창출 능력을 갖춘 만큼 매물 매력도가 높게 평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예컨대 SK렌터카는 지난해 말 기준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이 48.4%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SK렌터카는 SK네트웍스 품에 안긴 지 약 5년 만에 새 주인을 맞게 됐다. SK렌터카 전신은 1988년 설립된 AJ렌터카이며, SK네트웍스는 2019년 1월 AJ렌터카 지분 42.24%를 30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후 SK네트웍스의 렌터카 사업 부문과 통합해 2020년 SK렌터카로 사명을 변경했다.
SK네트웍스가 SK렌터카를 매각하는 주된 요인으로는 투자 자금 확보를 꼽을 수 있다. SK네트웍스가 종합상사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중심의 사업형 투자사로 사업 체질을 전환 중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충분한 자금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 매각 대금을 활용해 재무건전성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대 SK네트웍스의 지난해 말 별도기준 유동비율은 73.3%로 나타났다. 이는 1년 내 갚아야 할 부채가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채비율 역 144.9%로 불안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SK렌터카가 편입 자회사에서 제외되면서 SK네트웍스의 사세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네트웍스가 운용 중인 사업 부문은 렌터카를 포함해 ▲무역 ▲휴대폰 유통 ▲수입차 경정비 ▲가전 렌탈 ▲호텔이다.
렌터카 사업의 지난해 총 매출은 1조6804억원으로 SK네트웍스 총 매출(9조821억원, 기타 제외)의 18.5%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20억원으로 SK네트웍스(2377억원)의 약 51%로 나타났으며, SK네트웍스의 종속기업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234억원)을 올리기도 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SK렌터카가 앞으로도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우선협상대상자와의 협의를 잘 이끌 것”이라며 “SK네트웍스 또한 더욱 탄탄한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진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AI 중심 비즈니스 모델 개발 및 신규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