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소가 고병원성 AI 감염?…미국, 확산세에 ‘비상’
미국에서 젖소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되는 사례가 확산하면서 현지 낙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미 농무부(USDA)는 최근 사우스다코타주 낙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앞서 텍사스주 낙농장에서 3월25일 첫 사례가 나온 이후 미 전역에서 젖소 고병원성 AI 감염이 확인된 주는 모두 8곳으로 늘어났다.
USDA에 따르면 현지 낙농장에서 검출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는 ‘H5N1’형 하위 계통의 ‘2.3.4.4b’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바이러스는 최근 세계 곳곳에서 확인되는 변이주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몇년간 겨울철마다 가금농가에서 해당 유전형의 고병원성 AI 발생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주 감염원인은 가금농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야생 철새가 지목된다. 하지만 감염 소끼리 전파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낳고 있다. 더욱이 텍사스주 감염 낙농장에서 근무하던 사람이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사례가 이달초 나왔다. 고병원성 AI는 인수공통전염병이다. 사람이 감염되면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텍사스주 사례와 같이 사람이 감염축과 직접 접촉한 사례가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전파될 위험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USDA 는 “일반적으로 우유는 유통되기 전 저온살균 과정을 거친다”면서 “이 과정에서 박테리아·바이러스 등을 비활성화하는 것으로 입증돼 시중에 유통된 우유를 통한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선 의심사례 조기 발견이 중요한 만큼 현지 낙농가에서 각별한 예찰이 필요하다는 게 USDA의 얘기다. 조류와 달리 포유류에선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더라도 폐사하는 경우가 드물다.
고병원성 AI 임상 징후로는 사료섭취량이 크게 줄거나 우유생산량이 급감하는 것 등이 꼽힌다. 무기력·탈수·발열·설사 등도 의심증상이다.
아울러 미 낙농장 고병원성 AI 발생과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최근 방역당국 관계자와 인터뷰를 통해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착유기와 같은 장비를 통한 전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 낙농장에 고병원성 AI가 전파될 위험은 현재 크지 않다는 게 농림축산식품부 진단이다. 국내에선 올 2월8일 이후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AI 발생이 없었으며 주요 매개체인 철새도 대부분 북상한 것으로 확인돼서다.
하지만 미국에서 낙농가 고병원성 AI 발생이 끊이지 않자 이달부터 소·돼지·염소 등 포유류 동물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시행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낙농가에서 유량 감소나 사료 섭취 감소 등 질병 임상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방역당국이나 수의사에게 연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