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서 줍줍하자”…860억 쓸어담은 서학개미들, 왜?
‘서학개미’(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어닝 쇼크’ 탓에 주가가 2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글로벌 커피 체인점 스타벅스 주식을 집중 매수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저가 매수보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확인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최근 일주일간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1위는 스타벅스로, 6344만달러(약 867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스타벅스의 실적 악화에 따라 주가가 급락하자 개인투자자들이 저가 매수 또는 추가 매수를 통해 평균 매수 단가를 낮추는 ‘물타기’를 하며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1분기 실적 충격에 스타벅스 주가는 연초 대비 20% 가까이 떨어진 상황이다. 올초 90달러 선에서 횡보하던 주가는 이달 들어 70달러 선으로 주저앉았다. 주가가 70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2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실적 발표를 통해 1분기 85억6000만달러(11조8727억원)의 매출과 주당 0.68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과 순이익 모두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돌면서 주가는 하루 만에 15% 넘게 급락했다.
평년보다 추운 날씨에 따른 미국 내 방문객 감소, 중국 내 수요 약세와 가격 경쟁 심화 등이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여기에 중동 전쟁 이후 스타벅스가 ‘친이스라엘 기업’으로 낙인찍히면서 불매 운동의 직격탄을 맞았다.
연간 실적 전망이 낮아진 점도 주가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스타벅스는 2024회계연도 매출 증가율을 기존 7~10%에서 4~6%로 하향하면서 올 4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가 상승동력이 없는 만큼 회복 신호에 따라 분위기가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가이던스와 주가 레벨이 크게 낮아졌지만, 이익 펀더멘털(기초체력)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저점 매수보다는 긍정적인 회복 시그널을 기다릴 타이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