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벤처투자, 한국금거래소 인수 ‘속도’…바인딩 MOU
엠벤처투자의 한국금거래소 경영권 지분 인수에 속도가 붙었다. 최근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바인딩 MOU)를 맺은 데 이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전 실사 역시 마무리 단계로 파악된다. 인수합병(M&A)이 가시화하면서 한국금거래소에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엠벤처투자는 한국금거래소 인수를 위해 SG PE 컨소시엄(SG PE·LX인베스트먼트·아이티센)과 바인딩 MOU를 체결했다. 현재 SPA 체결 전 상세 실사를 진행 중으로 이 역시 거의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향후 가격 협상 등을 고려하면 내년 초쯤 SPA 체결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인수 대상은 기본적으로 컨소시엄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한국금거래소 지분 100%다. 다만 전략적투자자(SI)로 한국금거래소에 투자했던 아이티센의 경우 지분 일부를 남겨두는 방안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엠벤처투자는 인수가로 1600억~1700억원 수준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금거래소는 지난 2005년 설립한 귀금속 도소매 기업으로 국내 금 유통시장 1위 사업자다. 금 시세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등 온라인 사업도 함께 영위하고 있다. 작년 말 연결기준 이 회사는 1조8607억원의 매출과 13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49억원이다.
한국금거래소 매각에 속도가 붙으면서 이 회사에 투자했던 SG PE, LX인베스트 등 FI들의 엑시트도 가시화할 전망이다. 지난 2018년 이들 FI는 아이티센과 함께 특수목적법인(SPC) 케이지홀딩스를 설립해 회사를 인수했다. 케이지홀딩스는 특수관계인 지분을 제외한 한국금거래소 지분 67.26%를 총 760억원에 사들였다.
당시 FI인 SG PE와 LX인베스트는 각각 170억원, 6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아이티센은 230억원 가량을 책임졌다. 나머지 300억원은 케이지홀딩스가 인수금융을 일으켜 조달했다. 한국금거래소 매각이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투자자들은 투자 6년 만에 원금 대비 2배 가량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엠벤처투자가 한국금거래소 인수를 위해 바인딩 MOU 체결 후 실사를 진행 중이다”며 “매수자 측에서 1600억~1700억원 가량을 써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SI의 경우 보유 지분 일부를 남겨두는 방안도 고민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엠벤처투자는 지난 1986년 설립한 1세대 벤처캐피탈(VC)이다. 해외 파트너들과의 긴밀한 협력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고 해외 투자기업 발굴에 강점을 지닌 하우스다. 지난 2012년 이 회사는 국내 최초로 이스라엘과 협력펀드(MaC Fund L.P)를 결성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경영권 분쟁 및 거래 정지 등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현 최대주주인 수앤파트너스와 홍성혁 전 엠벤처투자 대표 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 당시 수앤파트너스가 엠벤처투자의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문제 삼아 홍 전 대표를 해임하면서 갈등이 이어졌다. 그러다 작년 말 수앤파트너스가 홍 전 대표의 보유 지분 전량을 사들이면서 분쟁은 일단락됐다.
올해 초에는 회계법인이 감사 의견 거절 의견을 내면서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당시 삼덕회계법인이 회사 투자 포트폴리오인 GCT세미컨덕터의 공정가치평가와 관련한 감사 증거를 입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후 재평가로 감사 문턱을 넘은 엠벤처투자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됐다. 지난 2일 한국거래소에 개선계획서를 제출했으며 이달 내로 상장폐지 여부 또는 개선기간 부여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