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운용, 힐드로사이CC 인수 SPA 체결
키움투자자산운용(이하 키움운용)이 엔지니어링공제조합(이하 EGI)과 힐드로사이CC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빠르게 협상을 진행할 결과다. 키움운용은 이달 중으로 인수자금을 납입하고 딜을 최종 클로징한다는 계획이다. 매각가는 15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키움운용은 지난달 30일 EGI와 힐드로사이CC를 인수하는 SPA 계약을 체결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한 달만에 속전속결로 계약을 마무리 지었다.
키움운용이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건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김 전 회장은 오랜 기간 골프장 인수에 관심을 가져왔다. 여기에 EGI가 갖고 있는 골프장 두 곳 중 한 곳에 대한 매각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판단이 겹치면서 빠르게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분석된다.
힐드로사이CC는 매각 추진 초기부터 원매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20여곳의 하우스가 딜과 관련된 자세한 내용이 담긴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매각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은 지난해 12월 키움운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다른 원매자들은 가격을 놓고 매도자와 눈높이가 맞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키움운용이 매도자 측이 원하는 가격을 써내면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는 후문이다.
매각가는 15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도자인 EGI의 요구선이 명확했는데 여기에 키움운용 오너인 김 전 회장의 의지가 합쳐져 상대적으로 원활하게 협의가 이뤄졌다. 인수자금은 키움운용이 운용 중인 리츠가 아닌 펀드를 통해 조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우키움그룹 계열사들이 자금을 공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실사 과정에서 최종 인수가는 어느 정도 조절될 여지가 있다.
힐드로사이CC는 2011년 회원제 골프장으로 시작한 이후 2016년 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했다. 강원도 홍천 소재 18홀을 가진 골프장으로 부지면적은 226만㎡(약 68만평)에 달한다. 클럽하우스, 레스토랑, 연회장, 프로샵, 야간조명장치(각 코스 후반 3개 홀) 등을 보유하고 있다.
힐드로사이CC 실적은 최근 골프 인기 감소와 함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EGI의 골프장 운용 자회사 EGI IND는 지난 2023년 매출액 406억원, 영업이익 55억원, 당기순이익 5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10.8%, 43%, 32.2% 줄어든 수치다. EGI IND는 힐드로사이CC와 여주스카이밸리CC 등을 운영하고 있다.
EGI는 지난 2019년 일진실업으로부터 힐드로사이CC를 85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자금은 대부분 인수금융을 활용했다. 당시 2% 초반대의 낮은 금리와 높은 신용도를 활용해 850억원 중 600억원 가량을 인수금융으로 끌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금액은 보유 자금으로 충당했다.
EGI는 이번 딜을 통해 상당한 이익을 챙긴 것으로 분석된다. 매각가가 1500억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매각차익만 650억원에 달한다.
이번 딜에 정통한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키움운용과 EGI가 힐드로사이CC 매각 SPA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달 중으로 자금 납입까지 마치고 최종 딜을 클로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