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5수’ MG손보, 노조 리스크에 ‘빨간불’

MG손해보험 매각 작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5번의 시도 끝에 메리츠화재라는 원매자를 찾았지만 MG손보 노동조합이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실사 과정에서 제동을 걸었다. 노조는 절차상 위법 소지가 있다며 합법적으로 막아선 것이라고 주장 중이지만 예금보험공사는 법적 조치 검토를 언급하며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이번 매각 딜 마저 깨진다면 더 이상 원매자를 찾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업계는 예보와 노조 간 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MG손보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하다. 예보는 지난해 12월 9일 메리츠화재를 MG손보 매각을 위한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등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매각 주관사는 삼정KPMG가 맡았다.

MG손보 매각 시도는 이번이 다섯 번째다. 예보는 지난 2022년 4월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보에 대한 공개 매각을 진행했다. 지난해 8월까지 총 4차례에 걸쳐 공개 입찰을 진행했지만 적절한 원매자를 찾지 못했다.

매각이 계속 실패하자 예보는 그동안 진행했던 공개 입찰 방식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으로 원매자와 접촉한 끝에 지난달 메리츠화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8월 4차 입찰에 깜짝 등장한 원매자다.

문제는 실사 과정에서 터졌다. MG손보 노조가 실사를 막아섰기 때문이다. MG손보 노조 측이 메리츠화재로의 매각에 반발하며 현장 실사를 방해하는 것은 물론 관련 자료 제출도 거부하고 있어 매수인 실사가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노조 측은 고용 승계 의무가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번 매각이 인수합병(M&A)이 아닌 고용 승계 의무가 없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어 차후 MG손보 직원이 구조조정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예보는 지난 16일 ‘MG손보 매각 관련 설명자료’를 배포하고 만약 이번에 매각이 안 될 경우 청산‧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노조 측에 실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실사 방해가 지속될 경우 노조에 대해 업무방해, 출입금지 방해 가처분 등 법적 조치까지 검토하겠다고 했다.

예보 관계자는 “약 3년간의 매각 추진 과정에서 유효한 입찰자는 메리츠화재가 유일하다. 추가 매수 희망자를 찾은 것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매각이 어려울 경우 보험계약자에게 예금보험금을 지급하고 청산‧파산 방식으로 정리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럴 경우 보험계약자(124만명)의 직접적인 피해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사에 협조해 매각을 조속히 완료하는 것이 MG손보 근로자 및 노조 이익에 부합할 수 있다”며 “노조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관리인과 협의해 실사 방안을 모색 중이며 MG손보 노조에 대한 법적 조치 검토도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 우려하고 있는 건 메리츠화재가 인수를 포기하는 것이다. 통상 우협에 선정된 원매자가 지금과 같이 두 달 가까이 실사조차 진행하지 못하게 되면 인수 포기를 고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메리츠화재의 인수 의지가 꺾이지 않도록 예보가 나서 MG손보 노조에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매각이 지연되는 동안에도 MG손보 경영 상황이 계속해서 악화하고 있어 메리츠화재 외에 다른 원매자를 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MG손보의 지급여력비율은 2023년 말 76.9%에서 지난해 9월 말 43.4%까지 떨어졌다. 경과조치를 제외하면 지급여력비율은 작년 9월 말 기준 35.91%에 불과하다.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금융당국과 예보 역시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어 매각 무산 후 청산‧파산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예보와 MG손보 노조 간 대화 이후 실사가 가능해지면 실사에 착수하고 이후 정식으로 협상을 이어 나갈 방침이다.

예보 관계자는 “매각 절차를 원활하게 진행하면 2~3개월 내에 기본합의서를 체결하고 4~5월 중 매각을 완료할 것”이라며 “다만 매각이 무산될 경우 재매각 또는 예금보험금 지급 후 청산·파산 등 정리 방식에 대해 금융위원회 등 관계 당국과 협의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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