쭉쭉 빠지는 한샘 주가, IMM PE 쓴웃음
한샘의 주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지난 3월 회사를 인수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의 고심도 커지고 있다. 로즈골드4호의 약정총액 17%를 투입하며 야심차게 인수를 단행했지만, 이후 기업가치(밸류에이션)가 반토막 나며 펀드 전체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생겨서다. 다만 펀드 만기가 7년 이상 남아 있어 실적개선을 통해 주가 재상승을 노려 볼 시간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올해 3월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한샘의 경영권 인수 거래를 종결하고 지분 27.72%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기존 한샘 최대주주였던 조창걸 명예회장 외 특수관계인 7인이 보유한 보통주 652만1509주를 약 1조4413억원에 인수했다.
IMM PE가 보유한 블라인드 펀드인 ‘로즈골드4호’로 약 3300억원을 투입하고 롯데쇼핑이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해 약 2595억원을 댔다. 나머지 8500억원 가량은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했다. 한샘 지분을 담보로 선순위 6200억원, 중순위 2100억원, 후순위 250억원 규모로 투자자 모집이 진행됐다.
지난 2020년 결성된 로즈골드4호는 약 1조9000억원 규모다. 만기는 10년이다. 현재까지 이 펀드를 통해 투자한 포트폴리오 중 한샘에 가장 많은 금액이 집행됐다. 펀드 약정총액의 17% 정도다. 이런 이유로 한샘으로 투자성과를 보지 못하면 전체 펀드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해당 펀드는 현재 70% 이상이 소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샘을 포함해 베어로보틱스, 펫프렌즈, 제뉴원사이언스(옛 한국콜마제약), 하나투어, 에어퍼스트, 신한금융지주 등 7곳에 투자를 집행했다.
공교롭게도 IMM PE가 인수한 직후 한샘의 실적 악화는 본격화됐다. IMM PE는 인수작업을 진행하던 지난해 12월 한샘 임원진을 대거 교체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그럼에도 올해 1분기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실적은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9%, 60.32%, 12.06% 줄어들었다.
2분기 실적은 더욱 악화된 상태다. 한샘은 지난 5일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는데 매출 5002억원, 영업이익 22억원, 당기순이익 10억원 수준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92.2%, 96.1% 급감한 수치다. 올해 1분기보다도 각각 4.9%, 78.4%, 94.4% 줄어들며 실적 악화가 가속화 됐다.
전반적인 증시 침체기에 회사 실적까지 악화되자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올 초 9만3000원을 상회하던 한샘 주가는 11일 종가 5만5100원으로 40% 이상 하락했다. IMM PE와 경영권 지분 인수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한 지난해 7월 29일 종가(12만3000원)와 비교하면 55.2%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IMM PE가 한샘을 인수하던 당시 인수가가 다소 높게 책정됐다는 의견이 많았다. 시세 보다 80% 가량 높은 가격에 주식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보통주 652만1509주를 인수하며 약 1조4413억원을 투입했다. 주당 인수가액은 약 22만1000원에 달한다. 현재 주가는 이 가격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다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업황 및 실적이 개선될 경우 한샘 주가는 빠르게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매매거래 부진 및 원재료 가격 상승이라는 부정적 요인이 반영되면서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며 “IMM PE가 인수한 이후 경영전략을 펼쳐 나가기엔 다소 가혹한 환경이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시장에서 한샘의 독보적인 인지도와 점유율 등을 감안하면 업황 개선 시그널이 나타날 경우 강한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며 “하반기 실적도 상반기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펀드 만기가 7년 이상 남은 만큼, 밸류에이션을 회복할 시간적 여유는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한샘 인수가격에 대해서는 당시에도 비싼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면서도 “올 들어 새로운 경영진을 선임하고 체질개선 작업을 진행 중인 만큼,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른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인수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았고 만기도 아직 많이 남은 만큼,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는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