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폐플라스틱’… 사업 속도 높이는 석화·정유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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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석유화학·정유기업들이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탄소 배출 저감 압박이 심해졌을뿐더러 친환경 사업으로 전환해야 미래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영향으로 관측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종합석유화학 업체인 SK지오센트릭은 지난달 미국 퓨어사이클테크놀로지(PCT)와 울산에 폴리프로필렌(PP) 화학적 재활용 생산공장 설립을 위한 합작법인 계약을 체결했다. 공장은 오는 2025년 2분기(4~6월) 완공 예정으로 SK지오센트릭이 시장개발과 전략 수립 관련 마케팅 등 전반적인 운영을 맡고 PCT는 초고순도 재생 PP 추출 관련 기술을 제휴한다. PP는 식품 포장 용기, 자동차 내장재 등에 사용되며 물리적 재활용 방법으로는 냄새와 불순물 제거가 어려워 현재 대부분 소각 또는 매립된다.

SK지오센트릭은 총 1조7000억원을 투자해 2025년 하반기까지 울산에 재활용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연간 25만톤 정도의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다는 목표다. 해당 클러스터는 ▲고순도 PP 추출 ▲페트(PET) 해중합 ▲열분해·후처리 등을 통해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할 계획으로 세 가지 재활용 공정을 모두 갖춘 최초의 클러스터가 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타사와 협력해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달 삼성전자로지텍과 폐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한 친환경 포장재 원료 개발 및 제품 적용 확대를 내용으로 하는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삼성전자로지텍 물류센터에서 발생하는 포장용 폐비닐을 롯데케미칼이 수거한 후 원료로 활용해 고품질 포장재를 생산한다. 생산된 포장재는 삼성전자로지텍에 다시 공급된다.

롯데케미칼은 현대오일뱅크로부터 폐플라스틱 열분해 납사를 공급받아 여수공장 내 납사 분해 시설(NCC)에 투입해 제품을 생산하기도 했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기반의 납사를 원료로 제품을 생산한 것은 국내에서 롯데케미칼이 최초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는 비닐 등 버려진 플라스틱을 고온으로 가열해 얻을 수 있는 기름으로 불순물을 제거하는 후처리 단계를 거쳐 납사·경유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부터 폐플라스틱에서 추출한 열분해유를 원유 정제 공정에 투입해 납사를 생산해왔다. 지난 4월에는 삼성물산과 폐플라스틱 화학적 재활용을 통한 친환경 화학소재 생산 협력에 나섰다. 현대오일뱅크가 친환경 화학소재 생산을, 삼성물산이 유럽과 미국 등에서 신규 고객사를 발굴하는 역할을 맡았다.

석유화학·정유업계가 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에 힘을 쏟는 배경에는 시장 확대 가능성이 꼽힌다. 전 세계 폐플라스틱 관리 시장은 지난해 345억6412만달러(약 50조원)에서 연평균 3.05% 성장해 2024년 378억6000만달러(약 55조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 대세가 되면서 친환경 사업을 추진해야 할 상황이 됐다”며 “미래 수익성 전망도 밝은 편이라 기업들이 앞다퉈 기술개발 등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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