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신도시’ 꿈꾸는 빈 살만, 건설·교통·에너지 기업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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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주요 그룹의 총수들이 오는 17일 방한하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만난다. 공식 사업비만 5000억 달러(약 655조원)에 달하는 미래형 신도시 ‘네옴시티’ 프로젝트와 관련한 얘기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는 주요 20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17일 한국을 찾는다. 같은 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이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과 차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2019년 6월 방한했을 때엔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5대 그룹 회장을 만났었다. 이번에도 ‘승지원 회동’을 검토했지만 짧은 일정을 감안해 차담회로 돌렸다고 전해졌다.
3년여 만에 한국을 다시 찾는 빈 살만 왕세자의 입지는 2019년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막강해졌다. 그는 지난 9월에 사우디 국왕이 겸임하는 총리직에 취임하면서 왕위 계승을 기정사실화했고, 행정 실권을 장악했다. ‘모든 게 가능한 남자’라는 의미에서 ‘미스터 에브리싱’으로 불린다. 현재 사우디의 ‘탈 석유’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이번 회동이 재계 안팎에서 관심을 끄는 건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네옴시티는 높은 석유 의존도를 보이는 사우디 경제·산업을 첨단 제조업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사우디 비전 2030’의 핵심 사업이다. 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도시를 표방한다. 자급자족형 직선도시 ‘더 라인’, 해상 첨단산업단지 ‘옥사곤’, 친환경 관광단지 ‘트로제나’ 등으로 구성된다.
빈 살만 왕세자는 네옴시티에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기업들이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회동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LG그룹과 롯데그룹 대신 한화그룹이 차담회에 들어간 것도 네옴시티와의 관련성을 검토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현재 삼성은 삼성물산·현대건설 컨소시엄을 통해 ‘더 라인’ 지하에 고속·화물철도 서비스를 위한 터널을 뚫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인공지능(AI), 5G(5세대 네트워크), 사물인터넷(IoT) 등의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협력도 기대한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전기·수소차, 로봇, 자율주행 등의 스마트시티 사업을 추진하는 현대차그룹은 네옴시티 사업 방향과 맞닿아 있다. SK그룹과 한화그룹은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건설, 교통,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추가 사업 수주가 이뤄질지 관심”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