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씨엘-올릭스, 엠큐렉스 주식스왑

다중체외진단 전문기업이자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주력 상품으로 판매해 온 피씨엘이 백신 및 치료제 연구개발기업 엠큐렉스를 인수해 해외시장에서 신사업 추진 동력을 마련했다. 피씨엘은 아프리카 및 중동지역 국가들의 보건 관련 국책 사업에 주요 전략적 파트너로 참여해 체외진단 기기와 백신 치료제 등 의료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피씨엘은 김소연 대표이사의 배우자인 이동기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신약개발업체 올릭스로부터 자회사인 엠큐렉스 주식을 현물출자받고, 올릭스는 제3자 배정 형식으로 피씨엘의 신주를 받는 주식스왑 방식으로 인수합병(M&A)를 진행해 눈길을 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피씨엘은 지난 11일 엠큐렉스 주식 54만100주를 인수하는 주식양수도계약 체결을 공시했다. 피씨엘은 계약완료 이후 기존에 보유한 2만5000주를 포함해 56만5100주(지분율 42.65%)를 보유해 엠큐렉스의 단일 최대주주가 된다. 양수예정일은 다음달 12일이며, 양도자는 올릭스(35만5100주), 삼양홀딩스(1만주), 아주좋은성장지원펀드(10만주), 키움뉴히어로펀드1호(7만5000주)다.

양수 대금은 122억2900만원인데, 현금출자가 아닌 양도자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배정해 신주를 대납하는 방식이 활용된다. 피씨엘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17만9829주(주당 1만365원)를 발행하게 된다. 이는 기발행주식총수 대비 11.16% 규모다. 대상자별 배정주식수는 ▲올릭스 77만5704주 ▲삼양홀딩스 2만1844주 ▲아주좋은성장지원펀드 21만8446주 ▲키움뉴히어로1호펀드 16만3835주다.

이번 거래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피씨엘과 최대 양도자 올릭스가 사실상 특수관계자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올해 3분기 사업보고서 기준 피씨엘의 단일 최대주주인 김소연 대표(지분율 30.39%)와 올릭스의 단일 최대주주인 이동기 대표(지분율 20.69%)는 배우자 관계다. 영위하는 사업 역시 큰 틀에서 제약ㆍ바이오 분야로 유사하다. 피씨엘은 체외진단 의료기기 전문기업이며 올릭스는 신약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거래는 엠큐렉스에 대한 올릭스의 지배력을 피씨엘로 이전하는 셈이다. 상반기 기준 올릭스는 엠큐렉스 주식 53만5000주(40.38%)를 보유했으나, 35만5100주를 피씨엘에게 떼어주고 피씨엘과 엠큐렉스의 지분율을 각각 10% 내외 수준으로 유지하는 지분구조를 형성할 전망이다. 실질적인 자금조달이 없이 현물출자 방식을 통해 지배구조만 바뀌는 셈이다.

피씨엘-올릭스의 ‘엠큐렉스’ 지분율 변동

피씨엘 측은 이번 M&A의 목적을 피씨엘 주도의 해외진출 및 신사업 확장을 위한 노림수라고 설명했다. 올릭스는 단독으로 신약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피씨엘은 엠큐렉스의 기술력을 흡수함으로써 해외시장 진출에 더 큰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피씨엘 관계자는 “코로나19 펜데믹을 계기로 진단키트 등을 지원하며 좋은 관계를 형성한 모로코와 7000억원 규모의 보건국책사업에 혈액 스크린 기술 제공 등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맺은 바 있다”며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모로코 측에서 백신 및 치료제 관련 사업도 담당해주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왔고, 해당 분야에 전문적인 기술을 갖추고 있는 엠큐릭스를 인수하는 결정적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로코 진출을 시작으로 사업 영역을 아프리카와 중동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모로코 최대 의료기기 및 시약판매 유통사인 GIGALAB 카림자헤르 대표는 지난 11일 피씨엘 본사를 방문해 모로코 보건국책사업과 관련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했다. 피씨엘은 모로코의 국가 혈액수혈센터와 협력해 현지에 ‘스마트 혈액검사센터’를 설립하고 혈액 스크린 장비 등을 수출할 예정이다. 다가오는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모로코 현지업체를 창구로 피씨엘의 타액진단키트를 공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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