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재 회장 대부업체 사금고 ‘논란’
젬백스그룹 계열사 젬백스링크가 대규모 투자수익을 활용해 대부업체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재 젬백스링크는 총 3개의 100% 자회사와 1개의 손자회사를 보유했다. 주목할 점은 자회사 2개는 경영컨설팅업체 및 유가증권 투자업체고, 손자회사는 대부업체로 명품병행수입·판매하는 젬백스링크 본업과는 동떨어졌다는 점이다.
지엘케이에쿼티인베스트는 2017년 설립된 회사로 젬백스링크에서 자금을 빌려 크리스에프앤씨 지분투자에 활용된 회사다. 이 자회사는 지난해 9월말 기준 잼벡스그룹 핵심 계열사인 젬백스앤카엘 주식 18만주도 보유 중이다. 지엘케이앤대부는 지난해 7월 지엘케이에쿼티인베스트가 100% 자회사로 설립한 대부업체다. 자본금 3억원과 대출금 88억원으로 자산을 형성했다.
이들 3개 회사의 총자산은 지난해 9월말 기준 900억원이 넘는다. 이는 젬백스링크 연결기준 총 자산 2268억원 대비 41%에 달한다.
소액주주연합은 이들 자회사가 김상재 젬백스그룹 회장의 ‘사금고’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 지 우려하고 있다. 김 회장은 젬백스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젬앤컴퍼니와 본인 명의 젬백스 지분을 담보로 347억원을 대출받았다. 이자율은 8~13%에 달한다. 현행법상 최대주주 신용공여는 엄격한 제한을 받지만 자금이 어떻게 집행될지 모른다는 것이 소액주주연합의 지적이다.
실제 김 회장은 2020년 상장폐지된 바이오빌 경영진 관련한 ‘쩐주’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바이오빌 전 경영진들은 무자본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횡령·배임 혐의가 발견돼 재판에 넘겨져 2심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들은 김 회장으로부터 1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 자금 등을 초단기로 빌려 이른바 ‘찍기’ 등에 활용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바이오빌은 이 과정에서 위법행위가 있었다며 젬백스를 대상으로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와 별개로 젬백스인베스트는 2017년 ‘라임 사태’ 주범으로 불리는 이인광 전 에스모 회장이 실질 운영하는 조합에도 투자했다. 해당 조합은 2년만인 2019년 175% 수익을 냈다. 젬백스인베스트는 이 전 회장 등이 정산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주목할 점은 이 전 회장이 해당 조합에 아무런 직책을 갖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젬백스측은 해당 조합 실소유주로 이 전 회장을 특정해 소를 제기했다. 이 전 회장과의 관계성을 의심할 만한 대목이다.
소액주주연합측은 “일반적이라고 보기 힘든 투자가 이뤄졌고, 자회사를 통해 투자사를 운영하는 것은 사실상 최대주주의 사금고 역할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이라며 “경영권을 확보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상재 젬백스그룹 회장은 과거 투자 이력에 대해 “재판 중이거나 끝난 사안”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