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에 완승 거둔 한국기업…“中 6% 오를땐 우린 30% 올랐죠”
한국 배터리기업의 주가가 올 들어 대폭 상승하고 있는 반면 중국 기업들의 주가는 영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28일까지 LG에너지솔루션은 주가는 31% 상승했다. SK온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15%, 삼성SDI는 17% 올랐다. 반면 중국 대표 2차전지 기업인 CATL은 6% 상승, BYD는 0.6% 하락했다.
CATL의 호실적을 감안하면 더욱 의아한 결과라는 평가다. 최원석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58% 증가했음여도 중국 배터리 및 소재 업체들의 주가는 대부분 52주 신저가 부근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공급 과잉 염려 때문이다. CATL을 비롯한 중국내 주요 배터리 및 소재 기업들이 2021년부터 증설에 나서면서 배터리 생산량이 탑재량을 큰 폭으로 상회했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기차 배터리 생산량은 121GWh로 탑재량 66GWh대비 두배 가량 많았따. 수출 물량도 26GWh밖에 되지 않아 재고를 소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증설 계획들이 쏟아지는 것도 주가를 더욱 짓누르고 있다. CATL, BYD, GOTION 등 중국 내 상위 7개 배터리 업체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증설 계획만 2025년 2925GWh에 달하는데 이는 지난해 말 780GWh의 3배가 넘는 규모다.
국내 배터리 기업의 경우엔 미국발 호재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증권가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가 올해에도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해 “해외 증설 전략이 유럽보다는 북미에 맞춰짐에 따라 연내 추가적인 미국 증설 발표가 예상된다”며 “구체적인 규모가 확정될 경우 첨단제조생산세엑공제(AMPC) 추정 금액이 상향되며 실적 추정치 역시 상향 조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AMPC는 2차전지 등 친환경 기업이 부품과 주요 광물을 미국에서 생산하면 세액공제를 주는 혜택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8일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2분기 예상 주가이익비율(PER)은 최근 5개 분기 내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주가는 2분기말~3분기 초에 다른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최 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재고 소진 움직임이 확인되고 있다”며 “7월부터 재개될 재고 확충 수요 기대감이 지금부터 단기 주가 반등을 이끌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