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證, 글로벌 펀드 IPO 투자유치 ‘눈에 띄네’

NH투자증권이 글로벌 톱티어(Top-tier) 펀드들을 잇달아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 불러들이고 있다. 2014년 세계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시작으로, 최근 ‘오일머니’의 대표격인 아부다비투자청(ADIA)의 국내 IPO 청약까지 최초로 유치했다.

NH투자증권의 해외 세일즈(모객) 역량 발휘는 지난 2010년부터 본사 신디케이션 조직을 전문적으로 육성하며 글로벌 투자자 네트워크를 선제적으로 구축해온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세계 1위 블랙록부터 ‘오일머니’까지…국내 IPO 청약 견인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NH투자증권이 대표 주관한 알멕의 IPO 수요예측에 아랍에미리트(UAE) 정부 소유의 ADIA가 참여했다. ADIA는 자산운용(AUM) 규모만 8280억 달러(1071조원, 2022년 기준)에 달하는 세계 3위 국부펀드다. ADIA가 국내 IPO 청약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남산스테이트타워 인수 등 부동산 투자에 나선 적은 있지만, 국내 IPO 시장에서 기관투자자로 참여한 적은 없다.

ADIA 외에도 알멕의 수요예측에는 피델리티, JP모간자산운용 등 해외 유력 운용사(펀드)들이 대거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대표 주관사인 NH투자증권의 해외 투자자 네트워크에 이목이 쏠린다. 글로벌 톱티어 펀드들의 첫 국내 공모주 청약을 잇달아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1위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대표적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014년 쿠쿠전자(현 쿠쿠홀딩스)의 IPO를 대표 주관하면서, 블랙록의 청약 참여를 이끌어낸 바 있다.

특히 당시 블랙록의 IPO 청약 참여는 외국계 증권사의 도움없이 독자적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2010년대 초반만 해도 ‘티어(Tier) 1 그룹’에 속하는 글로벌 펀드들의 IPO 청약을 국내 주관사가 유치해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업계 공통된 시각이었다.

당시 NH투자증권은 블랙록 외에도 싱가포르투자청(GIC), 골드만삭스자산운용, 모간스탠리자산운용 등의 청약 참여도 함께 견인하며 더욱 조명을 받았다.

IB 업계 관계자는 “아부다비투자청은 이번 청약을 시작으로 꾸준히 국내 IPO 시장에서 기관투자자로 활동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내 공모주 시장의 투자자풀(Pool)이 보다 확대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신디케이션 조직 구축 ‘선구안’ 주목…빅딜 수임 경쟁 우위 ‘기대’

NH투자증권은 일찍부터 해외 세일즈 역량에 공을 들여온 증권사다. 이런 노력은 2010년 우리투자증권 시절부터 이뤄졌다. 당시 IPO 팀 내에 공모주 세일즈를 전담하는 신디케이션 조직을 만들었던 것이다. 국내와 해외 기관 투자자들과 상시적으로 접촉해 관계를 맺는 세일즈 전담 조직을 구성했던 셈이다.

초기 신디케이션 인력은 3~4명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NH투자증권은 꾸준히 인력 양성에 힘썼고, 이후 신디케이션 조직을 ECM본부 내 정식팀으로 승격시키기도 했다.

2019년에는 신디케이션 팀을 IB사업부 내 ‘신디케이션본부’로 격상하기도 했다. 신디케이션본부는 NH투자증권이 주관하는 IPO 딜 외에도, 회사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다양한 프로덕트(Product) 세일즈를 책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이 국내를 넘어 해외 세일즈 역량도 다시 한번 입증해낸 만큼, 향후 IPO 주관사 입찰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빅딜 수임 경쟁에서 우위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NH투자증권의 경우 국내외 세일즈에서 모두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만큼, 기업 입장에서는 주관사로 선정할 유인이 크다는 것이다. 이 경우 외국계 증권사를 별도로 주관사단에 포함시키는 관행도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의 경우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의 딜을 외국계 증권사 없이 주관하면서 청약 흥행을 견인시킨 적도 있다”며 “현재 다른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세일즈 역량도 크게 제고됐기 때문에 IPO 시장에서 외국계 증권사의 입지는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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