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은 공모주의 계절…‘작지만 맵다’ 중소형株 대거 쏟아져

중소형 공모주가 대거 코스닥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7월 기업공개(IPO)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달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 나서는 기업만 14곳에 달한다. 여기에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대어인 ‘파두’도 이달 상장 일정에 돌입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올해 초 얼어붙었던 IPO 시장이 활성화되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최근 상장 첫 날 상한가 확대에 따른 과열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안에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나서는 기업은 14곳(스팩, 리츠 제외)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수요예측에 나선 웹툰 제작사인 와이랩과 초고주파 이동통신 케이블 및 안테나 전문기업 센서뷰를 필두로 방위산업 임베디드 솔루션 기업 코츠테크놀로지까지 몰려 북새통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실시하는 기업도 마찬가지로 14곳에 달한다. 2차전지 장비기업 필에너지를 필두로 이달 둘째 주(10∼14일)엔 와이랩, 센서뷰, 뷰티스킨이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이어 셋째 주(17∼21일)와 넷째 주(24∼28일)에는 각각 4곳, 6곳이 일반청약을 실시할 계획이다. 7월 마지막 두 주 동안에만 10개 회사가 몰렸다. 특히 오는 17일 하루에만 버넥트•에이엘티•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파로스아이바이오 등 4곳이 동시에 일반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여름으로 오면서 IPO 시장은 뜨거워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반기 신규 상장에 성공한 기업은 31곳(스팩, 리츠 제외)에 달한다. 이 가운데 6월에만 8곳의 기업이 상장하며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기업 수로는 지난해 상반기(30곳)와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컬리 오아시스 등 대어가 연이어 상장을 철회하며 공모 규모는 작년 대비 대폭 줄었다. 올해 상반기 상장한 기업 31곳의 총 공모 규모는 8128억원으로 지난해 13조4907억원과 큰 격차를 보였다. 이는 작년 초 12조7500억원을 혼자 공모한 LG에너지솔루션이 반영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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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올해 초 얼어붙었던 국내 IPO 시장 분위기가 중소형주 중심으로 풀어지고 있는 데다, 지난달 26일부터 상장 첫 날 공모가 대비 가격제한폭 상한선이 기존 260%에서 400%로 확대되면서 상장을 앞둔 기업들의 수요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첫날 가격제한폭을 높인 새 제도 시행에 앞두고 연일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 경쟁률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디지털 보안 기업인 시큐센은 지난달 20일과 21일 일반청약 당시 1932.1대1의 경쟁률을 보였으며, 앞서 지난달 14~15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도 1800.86대1을 기록했다. 모두 올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지난달 21~22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이노시뮬레이션이 1869.47대 1의 경쟁률로 최고 기록을 또 다시 갈아치웠다.

이날 수요예측 결과를 공시한 2차전지 장비 전문기업 필에너지도 1812대1의 경쟁률로 흥행에 성공했다. 최종 공모가를 희망공모가 상단 초과인 3만4000원으로 확정했다. 필에너지의 총 공모금액은 956억원으로 올해 코스닥 상장 기업 가운데 최대 공모규모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 3198억원이 될 예정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상반기 상장을 추진한 31곳 기업의 공모가 대비 시초가 수익률은 72.4%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6일부터 실시한 상장 당일 가격 변동폭을 60~400%로 확대 적용하면서 일부 종목의 시초가가 크게 형성됐기 때문”이라며 “비적용 기간에도 14개 종목이 공모가 대비 시초가 상승률을 100% 달성했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몸값이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설계(팹리스) 전문기업 파두가 이달 상장 일정에 돌입하는 것도 IPO 시장을 더욱 가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파두는 오는 24∼25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공모가를 확정한 뒤 내달 코스닥 시장에 상장을 추진한다. 파두가 제시한 희망 공모가(2만6000∼3만1000원) 상단 기준 시가총액은 최대 1조4898억원에 달한다. 상반기 최대어로 꼽힌 기가비스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약 5500억원)을 크게 뛰어넘는다.

시장에선 새로운 제도에 따른 시장 과열 우려도 제기된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개정의 목적은 기존의 제한된 가격제한폭에 연달아 상승한 후 급락하는 등 투자자들의 피해사례를 최소화하기 위해 당일 변동폭을 확대하고 단기간에 균형 가격에 도달하도록 하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장중 높은 변동성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증권사 IPO 담당자는 “최근의 높은 경쟁률을 보면 새로운 제도에 따른 기대감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며 “하루 사이 큰 폭으로 주가가 변동하는 만큼, 옥석을 가리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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