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부자 테이크원스튜디오, IP로 콘텐츠 경계 허문다

 드라마 제작사 ‘테이크원스튜디오’는 설립 직후부터 다수의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150억원을 투자 받았다. 투자자들은 회사가 제작한 웹툰 60여편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다양한 영상물을 만들 수 있는 ‘트랜스미디어’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모회사인 ‘테이크원컴퍼니’가 유명 아이돌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제작한 바 있어 양사가 창출할 시너지에도 주목했다.

테이크원스튜디오는 지난 2021년 4월 설립됐다. 테이크원컴퍼니가 IP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담당 부서를 물적분할 했다. 이 과정에서 ▲드라마·영화 등 영상 ▲웹툰·웹소설 ▲캐릭터 제작 등의 사업이 테이크원스튜디오로 이관됐다. 회사는 정민채 테이크원컴퍼니 대표와 이상윤 테이크원스튜디오 대표가 공동으로 경영하고 있다.

◆ FI 주목한 ‘트랜스미디어’ 역량…IP 기반 웹툰·드라마 프로젝트 ‘LUCA’ 시동

설립 직후인 2021년 6월 회사는 시리즈A 라운드를 열고 FI로부터 첫 투자를 받았다. 총 110억원을 유치하고 상환전환우선주(RCPS) 신주를 발행했다. 또 40억원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조달했다. 벤처캐피탈 중에는 P&I인베스트먼트, KC벤처스가 참여했다. 나머지는 메리츠증권, 더블유자산운용, 타임폴리오자산운용 등이 집행했다.

FI들은 테이크원스튜디오의 ‘트랜스미디어’ 역량을 높게 샀다. 트랜스미디어는 한 가지 IP를 활용해 웹툰·영화·드라마·게임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전략을 일컫는다. 원작 스토리를 확장해 속편을 제작하고 멀티버스도 구현할 수 있다. 작품의 세계관이 넓어지면 고정 팬덤이 늘어날 수 있어 콘텐츠 제작사들은 이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마블 시리즈’가 트랜스미디어의 좋은 예다.

테이크원스튜디오는 물적분할 이전부터 웹툰을 직접 제작해 IP를 확보해 왔다. 투자 받은 후에는 신규 자금을 활용해 콘텐츠 기획자 채용을 늘리며 트랜스미디어 역량을 보강했다. 현재까지 총 60여편의 웹툰을 만들어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에 출판했다. 이에 힘입어 회사 매출은 2021년 5억원에서 지난해 82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200억원을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11월에는 이상윤 대표도 영입했다. ‘CJ ENM’에서 20여년간 영화 제작 업무 등을 맡은 베테랑이다. 백상예술대상 등 각종 영화상을 수상한 ‘남한산성'(2017)과 관객 942만명이 든 ‘엑시트'(2019)가 그의 대표작이다. 2018년에는 ‘쇼박스’로 자리를 옮겨 투자제작 본부장을 담당하며 영화와 드라마 제작을 주도했다. ‘봉오동 전투'(2019)를 만들었고, 쇼박스의 첫 드라마로 초대박을 친 ‘이태원클라쓰'(2020)도 그의 손을 거쳤다.

회사는 현재 IP를 활용한 트랜스미디어 일환으로 프로젝트 ‘LUCA’를 진행하고 있다. 주인공이 연구소 생체실험을 거쳐 전기를 내뿜는 능력 등을 얻게 되는 설정을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적용했다. 강형규 작가를 섭외해 웹툰 ‘셀(CELL)’을 자체 제작해 지난 2020년 5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카카오웹툰 등에 연재했다. ‘흙수저’ 출신 주인공이 초능력을 활용해 상류사회로 진입하기 위해 분투하는 내용으로 독자들에게 호평을 받아 총 조회수는 4200만건을 넘겼다.

동시에 드라마 <루카: 더 비기닝>을 제작해 이듬해 2월 tvN에서 방영했다. 드라마 ‘추노’를 집필한 천성일 작가가 극본을 썼다. 형사가 초능력 때문에 국정원에 쫓기던 도중 부모의 실종에 관한 진실을 알게 되는 이야기다. 김래원·이다희 배우가 주연을 맡았고 최고시청률은 6.3%를 기록했다. 웹툰 ‘셀’은 다시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이다. 현재 감독을 섭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게임제작 및 후속투자 시 모회사 지원 기대

트랜스미디어 측면에서 모회사와의 시너지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웹툰 IP로 다양한 게임을 만들 수 있어서다. 이미 테이크원컴퍼니는 지난 2019년 6월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하이브’ 소속 7인조 남성 그룹 ‘BTS’의 IP를 활용해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BTS WORLD’를 출시한 바 있다. 또 올해 5월에는 ‘YG엔터테인먼트’의 4인조 여성 그룹 ‘블랙핑크’의 IP를 이용한 ‘블랙핑크 더 게임’을 선보였다.

자체 IP인 ‘뀨 엔터테인먼트’를 활용한 사업 확장도 기대된다. 테이크원스튜디오는 어피치·무지 등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을 그린 호조 작가를 섭외해 캐릭터를 제작했고, 현재 이를 활용한 애니메이션과 웹툰 등을 만들고 있다. 웹툰은 조만간 카카오에 연재될 예정이다. 향후 테이크원컴퍼니는 이 캐릭터를 활용해 퍼즐 게임 제작 등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후속투자 유치를 진행할 경우, 모회사의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테이크원컴퍼니가 FI 및 전략적투자자(SI)로부터 투자를 받아 신주를 발행한 자금만 310억원에 달한다. PF까지 합치면 400억원이 넘는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SG프라이빗에쿼티(100억원), 산업은행(50억원), YG엔터테인먼트·YG인베스트먼트(50억원) 등이 투자했다. 향후 이 FI들이 시너지를 기대하며 테이크원스튜디오에 투자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몇몇 FI는 이미 두 회사에 모두 투자했다. ‘P&I인베스트먼트’는 테이크원컴퍼니 설립 이듬해인 2016년 10억원의 시드(seed) 투자를 단행,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했다. 이후 물적분할을 통해 테이크원스튜디오가 설립되자 지난해 이 회사에 20억원을 추가로 집행했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지난해 두 회사에 각각 30억원씩 투자했다.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테이크원스튜디오의 사업 구조는 일반 드라마 제작사들과는 확연하게 차별화 돼 있다”며 “자체적으로 웹툰을 만들고 이를 드라마와 영화로 확장하는 ‘트랜스미디어’ 사업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모회사가 유명 아이돌 IP를 활용한 게임을 제작한 이력이 있어 두 회사가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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