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오염수 분노’ 이 정도일 줄은…日화장품, 광군제 10위권서 전멸

21일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중국 최대 쇼핑축제인 ‘광군제’에서 일본 화장품 브랜드가 ‘화장품 판매 톱10’에 한 업체도 진입하지 못했다. 올해 광군제기간 알리바바의 화장품 판매순위에서 프로야(중국), 로레알(프랑스), 랑콤(프랑스)이 1~3위를 차지했다.

4~10위는 에스티 로더(미국), 위노나(중국), 라메르(미국), 올레이(미국), 스킨수티컬즈(미국), 헬레나루빈스타인(영국), 겔랑(프랑스)순이다.

SK-ll, 시세이도 등 일본 화장품 브랜드는 상위 10위에서 사라졌다. 특히 SK-ll는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순위에서 탈락했으며 시세이도 역시 2017년 상위 10위에 포함된 이래 최초로 탈락했다.

바이원시 IPG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로 인해, 중국 소비자들의 일본 화장품에 대한 거부감이 지속적으로 확산됐다”고 말했다. 또한 “프로야가 1위를 차지하는 등 중국 로컬 브랜드의 광군제 판매가 강한 모습을 보인 것도 일본 화장품 판매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K뷰티 양대 산맥인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시장 매출이 꺾인데 이어 일본 화장품의 매출도 감소 추세가 역력하다. 지난 10일 장 마감 후 시세이도가 중국 시장에서의 수요부진을 이유로 핵심 영업이익 전망치를 종전 대비 42% 낮춘 350억엔(3060억원)으로 발표한 후 13일 주가가 14% 폭락한 바 있다.

21일 일본 증시에서 시세이도 주가는 4340엔으로 마감했으며 올들어 32.1% 하락했다. LG생활건강의 하락폭은 더 커 21일 34만7000원으로 연초 이후 51.8% 급락했다.

시세이도는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로 인해 중국 소비자들의 수요가 둔화됐으며 3분기 중국 매출이 약 10% 감소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원전 오염수 방류로 인한 영향이 2024년 1분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상반기 기준 중국시장은 시세이도의 최대 시장이다.

올해 광군제가 일본 화장품 판매의 스트레스 테스트 역할을 한 셈인데,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3분기 들어 중국 시장 매출 감소가 일본 화장품 회사들의 실적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드러났다. 올해 1~3분기 시세이도의 순매출은 작년 동기대비 5.3% 감소한 7224억엔을 기록했는데, 3분기 중국 시장 매출이 9% 감소하면서 상반기 성장을 상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감소로 중국 시장은 시세이도의 2위 시장으로 주저 앉았다.

일본의 대형 화학·뷰티 기업 카오(KAO)도 3분기 순매출이 전년 대비 0.2% 감소한 1조1300억엔, 순이익은 44.2%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오는 3분기 보고서에서 중국 시장 매출이 급감하면서 화장품 사업부문이 16억엔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본 화장품의 중국 매출 감소에 대해, 천리 안방컨설팅 연구원은 “일본 화장품의 중국 판매가 급감한 것은 소비자가 중국 로컬 브랜드를 선호하기 시작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천 연구원은 “일본 화장품이 연구개발에 주력해 왔지만, 최근 중국 로컬 브랜드의 제품 개발 능력이 향상됐으며 이들이 가성비가 높고 중국 소비자의 사용 습관에 더 부합하는 제품을 개발하면서 일본 화장품의 매력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브랜드 관점에서 일본 화장품의 영향력은 유럽·미국 브랜드만큼 크지 않고, ‘문화적 자신감’, ‘국산 제품의 부흥’ 같은 흐름에 따라 로컬 브랜드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일본 화장품 브랜드가 위축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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