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17만개 사둔 나, 칭찬해”…주가도 덩달아 300% 올랐다는데

“언젠가 비트코인 가격이 5자리 숫자(만달러 단위)일 때 샀다는 걸 자랑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미국의 정보기술(IT)기업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창업자 마이클 세일러는 비트코인이 4만4000달러를 돌파하자 자신의 X(구 트위터)에 이렇게 소감을 남겼다.

미국 증권시장에서 비트코인 테마주로 통하는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5일(현지시간) 장중 589.9달러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12월 28일 이후 최고가다.

5일(현지시간)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주가는 전날보다 2.54% 상승한 577.5달러로 마감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주가가 올해 초 145.67달러로 시작했던걸 감안하면 296.4% 오른 수치다.

이 기업 주가가 올해들어 엄청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이유는 비트코인이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비트코인을 17만4530개 보유하고 있다. 이는 펀드나 가상자산 거래소처럼 고객 의 가상자산으로 보관하고 있는 기업들을 제외하면 최대 규모다. 한화로는 10조원이 넘는 규모다.

5일 종가 기준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시가총액이 78억9600만달러(10조3682억원)임을 감안하면 시총 규모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셈이다.

물론 마이크로스트레티지가 비트코인만 있는 기업은 아니다. 비즈니스인텔리전스(BI)를 주력으로 한다. 기업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해 효율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고록 지원하는 경영 서비스다.

이 회사는 지난 1989년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설립됐다. 지난 30여년 동안 수많은 BI 업체들이 오라클, SAP 등 대형 기업에 인수 합병됐지만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자리를 유지해왔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가 비트코인 테마주로 묶이기 시작한 건 지난 2008년이다. 창업자 마이클 세일러의 결정에 따라 비트코인을 공격적으로 매입했다. 세일러 의장은 그가 비트코인을 매입한 이유에 대해 “비트코인은 경기부양을 위한 양적완화 정책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고려한 헤지 수단”이라고 말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지난 2022년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하락할 때, 보유한 비트코인을 담보로 받은 대출이 ‘마진콜’에 처할 위기를 겪기도 했다. 당시 마이클 세일러는 대표직을 내려놨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마이크로스트레티지의 투자는 성공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회사는 17만4530개의 비트코인을 평균 3만6785달러에 매입했다. 현재 비트코인이 4만4000달러에 달하므로, 12억5923만달러(1조6558억8745만원)의 미실현수익을 거둔 셈이다.

국내 증권시장에서도 코인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증권사 우선주가 대표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화투자증권우는 개장 직후 전거래일 대비 29.93% 상승한 1만2590원에 거래되며 상한가로 직행했다. 3거래일 연속 상한가다.

한화투자증권우는 최근 1개월 사이 무려 150% 넘게 폭등했다. 이같은 급등세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가 견인했다. 한화투자증권은 국내 최대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지분을 갖고 있다.

연이은 폭등으로 이들 우선주는 보통주 가격을 훌쩍 웃돌고 있다. 통상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보다 보통주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 한화투자증권우는 6일 종가 기준 보통주인 한화투자증권(3315원)의 3.79배에 달한다.

다만 증권가에선 가상자산 가격 상승 수혜도 있지만 보통주보다 유통물량이 적은 우선주의 특성으로 매수세가 조금만 몰려도 주가가 크게 널뛰고 있어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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