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회사채 추가 조달 용처는 ‘자재비

현대건설이 회사채 수요예측이 흥행하자 추가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기존 회사채 발행 예정액은 1600억원이었으나 수요예측 후 3000억원까지 발행 규모를 늘렸다. 추가로 조달한 자금은 전부 자재비에 투입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착공에 돌입하는 대형 사업장이 많아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관리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29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이달말 2년물·3년물·5년물 총 3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앞서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회사채 수요 예측에서 1600억원 모집에 6850억원의 투자 수요를 확인했다.

회사채별 발행 규모를 살펴보면 2년물 1500억원, 3년물 1300억원, 5년물 200억원이다. 2년물과 3년물은 기존 800억원, 600억원에서 각각 700억원씩 발행 규모를 증액했다. 5년물은 기존 그대로 발행한다.

발행금리는 이달 31일 최종 확정된다. 현대건설은 이번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면서 공모 희망금리밴드를 민간 채권평가사 평가금리(민평금리) 기준 ±30bp(1bp=0.01%p)로 제시했다.

수요예측 결과 2년물 -5bp, 3년물 +3bp, 5년물 +10bp의 가산금리가 각각 붙었다. 기존 현대건설의 회사채 평가금리가 연 4%대 초반 수준인 만큼, 발행금리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은 이번에 발행하는 회사채의 사용목적을 채무상환 및 운영 자금 용도라고 밝혔다. 채무상환은 앞서 발행했던 회사채의 만기가 돌아와 이를 차환하는 데 사용한다는 의미다. 현대건설은 오는 2월 1400억원, 6월 80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다.

현대건설은 2월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1400억원 중 700억원은 지난해 9월 현대건설 무보증사채 발행을 통해 일부 자금을 이미 조달해뒀다. 이에 따라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자금 수요는 나머지 700억원과 6월 만기예정인 800억원을 합해 1500억원이다.

현대건설은 이번 회사채 발행 규모를 3000억원으로 증액한 만큼 연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모두 차환하더라도 1500억원의 자금이 남게된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회사채 차환 후 남는 자금 1500억원은 모두 사업 추진과정에서 소요되는 자재비에 투입할 예정이다.

기존 회사채 발행액 1600억원을 진행했을 경우는 회사채 발행 후 남는 자금이 10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증액을 통해 1400억원을 추가로 자재비 구입에 투입할 수 있게 됐다.

(자료=현대건설 제공)

운영자금 사용 계획을 살펴보면 기존에는 내달 13일 현대제철 자재비로 지출할 100억원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번에 1400억원을 추가로 조달하면서 현대제철에 투입하는 자재비를 더 늘렸다. 현대건설은 1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같은 날 592억원을 추가로 지출한다. 또 3월 17일 현대제철에 자재비로 460억원을 더 사용할 계획이다.

이어 현대리바트에도 내달 1일 199억원, 3월 11일 149억원을 투입할 전망이다. 이를 모두 합하면 1500억원의 자금을 자재비에 투입하게 된다. 현대건설은 혹시 자금이 부족할 경우 회사가 보유한 자체자금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최대한 회사채 발행규모를 늘린 것에 관해 유동성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한다. 현대건설은 최근 인허가가 완료돼 착공을 준비 중인 CJ가양동 부지를 비롯해 가양동 이마트 부지 등 대규모 신용보강을 제공한 프로젝트가 많다. 이를 안정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가능한 높은 신용등급을 활용해 유동성을 미리 확보해 둘 필요가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회사채 증액 발행에 관해 “금융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자금운용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기 위한 대응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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