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 곧 기회? 25% 급락했는데”…테슬라 사랑 여전한 서학개미

서학개미의 테슬라 사랑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지난해 두 배 이상 올랐던 테슬라 주가가 25% 급락하자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1월2일~2월2일)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주식은 테슬라로 5억85만달러(약 6633억원)를 사들였다.

순매수액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3억3833만달러(4481억원)보다 48%가량 많은 금액이다. MS는 지난달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에 한때 테슬라를 제치고 테슬라를 제치고 순매수 1위에 오르기도 했다. MS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130억달러(17조원)를 투자해 지분 49%가량을 보유한 최대 주주다.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주가 상승에 베팅했다. 테슬라의 하루 수익률 2배를 추종하는 ‘티렉스 2X 롱 테슬라 데일리 타깃 ETF’(T-REX 2X LONG TESLA DAILY TARGET ETF)와 테슬라 주가가 오르면 1.5배의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X’(DIREXION DAILY TSLA BULL 1.5X SHARES)는 각각 순매수 3위와 4위에 올랐다.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가 지수를 추종하는 커버드콜(합성) 방식의 고배당 상품도 담았다. ‘테슬라 커버드콜 ETF’(TD YL TSL IN ETF) 5784만달러(766억원) 규모로 사들여 순매수 9위를 기록했다.

서학개미가 테슬라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배경에는 주가 급락세가 있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각)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테슬라 주가의 낙폭이 커지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내놓으면서 올 들어 주가가 25% 빠졌다. 테슬라의 지난해 4분기 주당순이익(EPS)이 0.71달러로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영업이익률도 8.2%로 전년대비 반토막났다.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수요가 감소한 탓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올해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테슬라는 올해 전망에 대해 “자동차 판매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낮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전기차 가격경쟁 심화와 생산량 증가폭 제한으로 단기 모멘텀(상승동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영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와 소비여력 감소로 자동차 기업들 간 가격경쟁이 심화됐고 테슬라도 전기차 가격 인하를 통해 수요를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며 “올해 생산량 증가폭이 제한되면서 모멘텀도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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