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플루언서도 책임 못지는 ‘동전주’ 니콜라, 상폐 위기만 세번째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급등주로 인기를 끌었던 수소 트럭업체 니콜라가 ‘제2 테슬라의 꿈’은 커녕 또 다시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니콜라는 지난 해 5월에 이어 올해 1월에도 미국 나스닥증권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경고 통보를 받은 바 있다.
26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니콜라 주가가 직전 거래일보다 5.43% 급락한 결과 0.72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니콜라는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주가가 1달러를 밑돈 탓에 페니스탁(동전주)으로 전락해 단기 투기 세력의 놀이터가 됐다는 평가가 오간다.
지난 22일 뉴욕증시 장 마감 후, 니콜라 경영진은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수소 연료전지 전기 트럭 생산과 수소 인프라스트럭처 개발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지만 매수세를 끌지는 못했다.
주요 실적을 보면 회사의 작년 4분기 매출은 1153만 2000달러, 주당순이익(EPS)은 -0.11달러로 월가 기대치(1263만 8600달러·EPS -0.11달러)를 웃돌았다. 또 재무 측면에서는 현금 흐름이 4억 6470만 달러로 늘었지만 주가는 오히려 하락한 상태다.
니콜라는 작년 5월 말 나스닥 거래소로부터 처음으로 상장폐지 경고를 받았다.
이후 몇 건의 계약과 공급 소식을 발표한 후 주가 올랐지만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정책에 따라 금리가 급등하면서 부채 부담이 커졌다.
이밖에 인플레이션에 따른 공급 비용 급증과 대규모 리콜 사태를 비롯해 글로벌 수요 부진이 덮치면서 경영이 더 어렵게 됐다.
경영난이 이어지자 회사가 대규모 전환사채(CB) 발행 계획 등으로 주가를 떠받쳐왔지만 역부족이라는 평이다.
일례로 회사는 작년 12월에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주·전환사채(CB) 발행 계획을 제출했다.
앞서 같은 해 8월 최고경영자(CEO) 사임에 이어 11월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사임하는 등 경영 혼란이 짙어지자 1억 달러 규모 신주를 발행하는 한편, 오는 2026년 만기인 전환사채를 2억 달러 어치 발행해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취지였다.
다만 단기 매매만 따라 붙는 가운데 니콜라 주가가 올해 들어서도 1달러를 밑돌자 지난 달 말 나스닥 거래소는 두 번째로 상장폐지 가능성을 경고했다.
거래소는 ‘나스닥 규정 5550A2’에 따라 개별 기업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달러를 밑도는 경우 해당 기업에 상장폐지 가능성을 알린다.
지난 2020년 6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한 니콜라는 국내 사회연결망(SNS)에서 이른바 ‘핀플루언서’ 들의 강력 추천 종목으로 꼽혀 매수 인기를 끌었다.
다만 이후 허위·과장 광고 의혹 등이 공매도 투자자에 의해 폭로된 것을 계기로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고 창업자 트레버 밀턴이 유죄 판결을 받는가 하면 제네럴모터스(GM) 등이 줄줄이 협력 관계를 철회했다.
니콜라 초기 투자자로 주목받았던 한화임팩트와 한화에너지는 니콜라 잔여 지분을 매도해 모든 지분을 매각했다고 작년 상반기에 공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