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대 AI반도체로 메타 사로잡다

국내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팹리스) 스타트업 ‘퓨리오사AI’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대열에 합류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소셜미디어(SNS)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미국의 메타 플랫폼스(메타)가 퓨리오사AI의 인수를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퓨리오사AI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연구원 출신인 백준호 대표와 김한준 최고기술책임자(CTO)가 2017년 5월 공동 창업했다. 2023년 말 기준 최대주주는 23만8000주(18.43%)를 보유한 백 대표다.

회사는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주력 개발하고 있다. 통상 거대언어모델(LLM) 등 초거대 AI의 연산은 학습(Training)과 추론(Inference)으로 나뉘는데 퓨리오사AI는 ‘추론’에 특화한 반도체를 설계한다.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 대형 클라우드 공급업체) 등을 겨냥하며 출범한 경쟁사 리벨리온과는 주요 타깃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설립 이후 1년 만에 퓨리오사AI는 이미지 분류(Image Classification)용 프로그래밍 가능 반도체(FPGA·Field-Programmable Gate Array)를 공개했다. 이듬해 11월에는 프로토타입(시제품) 형태의 싱글·멀티 FPGA 및 자체 소프트웨어를 세계적인 AI 반도체 기술력 검증 대회인 ‘엠엘퍼프(MLPerf)’에 출품해 아시아권 스타트업 최초로 등재됐다.

이후 2021년 9월 회사의 첫 번째 AI 반도체 ‘워보이(Warboy)’는 엠엘퍼프의 추론 분야에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인 T4를 넘어서며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워보이는 고성능 컴퓨터 비전 시장을 대상으로 출시한 실리콘 칩이다. 해당 칩은 이미지 분류와 객체 검출 측면에서 T4보다 가격 대비 성능이 4배 이상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양산이나 판매로 이어지진 않았으나 회사의 기술 역량을 해외에 알리는 데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8월 선보인 2세대 NPU ‘레니게이드(RNGD)’는 고대역폭메모리(HBM) 4세대 제품인 ‘HBM3’를 탑재하고 대만 TSMC의 5㎚(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으로 생산하는 등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전력 효율을 이전 제품 대비 300% 개선해 대규모 데이터를 단시간에 처리할 수 있어 실시간 추론에 강점을 지닌다. 추론 영역에서 전성비(전력 대비 효율)로만 보면 엔비디아의 L40S는 물론 하이엔드 제품보다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레니게이드는 지난해 말부터 국내외 대기업에서 샘플링(테스트)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당 샘플링 과정에서 메타가 퓨리오사AI 인수 관련 논의를 추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VC업계 관계자는 “메타 등 빅테크 기업이 퓨리오사AI를 인수 혹은 투자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은 대외비였다”면서 “회사의 직전 투자유치는 시장상황이 부진한 데 더해 기업설명회(IR)에서 해외 영업성과를 외부에 구체적으로 알리지 못하면서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초 퓨리오사AI의 기업공개(IPO) 시기는 올해부터 양산을 통한 매출 실적을 내세워 이르면 올해 하반기, 늦어도 내년 상반기로 계획돼 있다”면서 “메타 등의 인수합병(M&A) 관련 기사가 난 만큼 향후 예정된 추가 투자유치는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퓨리오사AI는 창업 초기부터 전성비, 연산 능력 등에서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아 기관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까지 회사의 누적 투자금은 약 1700억원이다. 퓨리오사AI는 ▲2017년 시드투자 ▲2019년 시리즈A ▲2021년 시리즈B ▲2023년 시리즈C ▲2025년 시리즈C 브릿지 투자 등을 유치했다. 주요 투자자로는 ▲DSC인베스트먼트 ▲네이버 D2SF ▲한국산업은행 ▲퀀텀벤처스코리아 ▲한국투자파트너스 ▲IMM인베스트먼트 ▲크릿벤처스 등이다. 마지막으로 단행한 투자라운드에서 퓨리오사AI는 7000억~8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책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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