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힘스 매각, 조선업 호황 ‘득 될까 독 될까’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PE)가 지난 2019년 인수한 현대힘스 매각 절차에 나설 가운데 조선업 호황을 등에 업고 투자금회수(엑시트)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기업가치가 인수 당시보다 5배 가량 상승한 만큼 현재 가치로 엑시트에 성공한다면 제이앤PE는 상당한 투자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급증한 현대힘스의 몸값이 오히려 매각 협상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HD현대가 현대힘스 인수 우선협상권을 포기한 것처럼 원매자들이 조선업 슈퍼사이클에 맞물려 단기간 상승한 몸값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힘스, 작년 매출 17.9%·영업이익 48.9%↑…조선업 슈퍼사이클 수혜 ‘톡톡’

현대힘스는 지난 2008년 현대중공업(현 HD한국조선해양)이 100% 현물출자해 설립한 국내 1위 선박 블록업체다. 기관실 블록, 중앙부 블록, 구상선수, LPG 탱크의 선박 기자재 등을 조선사에 납품하고 있다. 주요 고객사는 HD현대중공업, HD현대삼호 등 주로 HD한국조선해양 조선사로 매출 비중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232억원, 2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7.9%, 영업이익은 48.9% 증가했다. 순이익의 경우 같은 기간 101억원에서 166억원으로 63.7% 확대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선박 구성부품 매출(1540억원)이 전체 매출(1668억원)의 92.5%를 차지하고 있다.

급성장 배경에는 조선업 호황이 꼽힌다. 고객사의 수주 잔고가 급증하면서 자연스레 기자재를 납품하는 현대힘스의 실적도 증가했다. 실제 지난 2020년 말 23조원에 불과했던 HD한국조선해양의 수주잔고는 작년 3분기 77조원으로 4년 새 3배 이상 확대됐다. 조선업 호황이 이어지면서 현대힘스 등 기자재 업체도 수년치 일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힘스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제이앤PE다. 지난 2019년 제이앤PE는 HD한국조선해양으로부터 현대힘스 지분 75%를 975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제이앤PE는 새마을금고중앙회 등과 프로젝트펀드를 결성한 후 특수목적법인(SPC)인 허큘리스홀딩스를 세워 현대힘스를 사들였다.

작년 1월 현대힘스는 공모가 기준(7300원) 2540억원의 몸값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당시 신주발행(522만4000주)과 구주매출(348만3000주)로 제이앤PE(허큘리스홀딩스)의 지분율은 53.75%로 감소했다. 같은 해 6월 우리사주매수선택권을 행사하며 작년 상반기 기준 제이앤PE의 지분율은 53.06%로 희석됐다.

◆2대주주 HD현대, 가격 부담에 우선협상권 포기…단기간 급증한 몸값 ‘발목’ 우려

제이앤PE는 조만간 현대힘스 매각에 나설 전망이다. 제이앤PE가 현대힘스 상장 당시 설정한 1년간의 보호예수가 해제됐으며 인수에 활용한 펀드의 만기도 곧 도래하기 때문이다. 해당 펀드는 1년을 연장해 올해 4월 만기가 도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펀드 만기가 1달 앞으로 다가온 것을 감안하면 1년 더 추가 연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제이앤PE의 입장에서는 지금이 매각 적기다. 작년 10월 말 9500원 수준까지 빠졌던 현대힘스 주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조선업 협력 필요성 언급과 업계 호황이 맞물리면서 급등하기 시작했다. 지난 6일 종가기준(1만7220원) 현대힘스의 시가총액은 6095억원으로 인수 당시 몸값(1300억원)의 4~5배에 육박한다.

단순 계산으로 제이앤PE의 보유 지분 가치는 3234억원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한다면 4000억원 수준의 매각가를 형성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제이앤PE는 배당(263억원)과 구주매출(254억원)로 517억원을 회수했다. 만약 제이앤PE가 조선업 슈퍼사이클을 등에 업고 적기에 매각을 성공할 경우 투자원금 대비 4~5배의 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현재 몸값으로는 현대힘스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대힘스의 몸값이 업계 호황에 맞물려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가격을 두고 원매자와 이견 차이가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0월만 하더라도 현대힘스 시가총액은 3500억원 수준이었지만 불과 4개월 만에 몸집이 2배가량 커진 상황이다.

최근 HD현대가 현대힘스 재인수를 포기한 데에도 높은 몸값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는 현대힘스 2대주주인 HD한국조선해양(20.97%)을 통해 인수 우선협상권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현대힘스가 매각 당시와 비교해 덩치가 급격하게 커지면서 내부 논의 끝에 우선협상권을 활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한 차례 펀드를 연장한 만큼 제이앤PE의 입장에서 시간이 많은 상황은 아니다. 매각 협상이 지연될 경우 유한책임투자자(LP)들의 엑시트 압박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능한 빠르게 원매자를 찾아 매각 협상에 나서야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제이앤PE가 눈높이를 낮출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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