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트, 한국포스증권 2대주주 된다…연금 시장 공략
인공지능(AI) 투자 기업 파운트(fount)가 내달 한국증권금융이 최대주주로 있는 한국포스증권의 2대 주주로 올라선다. 파운트는 온라인 펀드 판매 시장을 개척했던 한국포스증권과의 시너지를 통해 연금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정례회의에서 한국포스증권의 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유상증자 안건을 승인했다. 유상증자는 400억원 규모로 제 3자 배정 방식으로 진행되며, 한국증권금융과 파운트가 각 200억원씩 투자할 예정이다.
한국증권금융이 먼저 200억원 납입을 완료한 가운데 파운트는 대주주 적격 심사 지연으로 내달 11일까지 200억원을 납입할 것으로 보인다. 파운트의 자금 납입이 완료되면 한국포스증권의 지분 28%를 확보하게 된다. 파운트의 지분 참여가 유력한 만큼 한국포스증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증권금융이 소유주식수 841만4000주(지분율 55.3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주요 주주는 ▲에셋플러스자산운용(4.73%) ▲미래에셋자산운용(4.5%) ▲삼성자산운용(4.26%) ▲고위드(2.37%) ▲한국예탁결제원(2.37%) 순으로 높은 지분율을 보이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 대금 납입이 완료되면 파운트가 2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파운트는 2015년 설립된 AI를 기반으로 빅데이터를 특정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업체다. 파운트의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 수는 30만명, 자산 운용 규모(AUM)는 약 1조3570억원 수준이다. 한국포스증권은 파운트가 2대 주주로 참여하면서 다양한 핀테크 기술 기반 서비스를 30만명 이상의 가입자들을 상대로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빈 파운트 대표는 한국포스증권의 2대 주주가 되는 것과 관련해 “선취 수수료와 목표 전환율에 집중하는 기존 펀드 시장과 달리 한국포스증권은 유일하게 선취 수수료가 없고 저렴한 ‘S클래스’ 펀드를 판매한다”며 “고객들의 장기 투자를 지원하는 파운트의 철학과 맞는다”고 설명했다. 파운트는 앞으로 한국포스증권과의 협업을 통해 플랫폼을 개편하고,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국포스증권은 2013년 47개 자산운용사가 200억원을 공동출자해 국내 1호 핀테크 증권사로 설립됐다. 이후 ‘펀드온라인코리아’라는 사명을 사용하다가 2019년 현재 사명으로 변경했다. ‘모두가 편하게 저축할 수 있는 생활 금융 투자 플랫폼’을 표방해 2500개 이상의 일반 펀드·퇴직연금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선취수수료 없이 오프라인에서 판매되는 펀드보다 연간 보수가 3분의 1 수준인 ‘S클래스 펀드’가 주요 상품이다.
한국포스증권의 최근 2년간 실적을 보면 매출 규모는 늘었지만 적자가 심화되고 있다. 매출은 2020년 51억9219만원에서 지난해 76억5249만원으로 48%가량 늘었다. 영업손실은 2020년 83억6175만원에서 지난해 74억6499만원으로 적자가 지속됐다. 당기순손실도 같은기간 84억6952만원에서 74억6869만원을 기록했다.
파운트 관계자는 “자금 납입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최종 확정된 내용은 아니지만, 앞으로 한국포스증권과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있다”며 “연금저축을 시작으로 개인형 퇴직연금 시장까지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운트는 이날 LG CNS와 ‘마이데이터 기반 맞춤형 자산 관리 서비스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 협약을 맺기도 했다. 김영빈 파운트 대표는 “LG CNS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마이데이터 사업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른 시일 내에 구체적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한 협의체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