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철회…‘60여 일간 진통’ 끝났다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가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각 계획을 철회했다. 지난 6월 17일 내부 회의에서 매각 진행 사실을 인정한 지 2개월 만이다. 이로써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 회피’라는 비판이 일었던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사태는 일단 매각 철회로 마무리됐다. 크루유니언(카카오노조) 역시 매각 철회 결정을 환영하며, 카카오모빌리티의 성장과 상생을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사측과 협력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는 공시를 통해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주구성 변경을 검토해왔으나 이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16일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과 구성원들로 구성된 ‘카카오모빌리티와 사회의 지속 성장을 위한 협의체(협의체)’가 제안한 상생안을 받아들인 결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논란’은 지난 6월 14일 언론보도를 통해 매각설이 불거진 뒤, 같은 달 17일 사측이 내부 회의를 통해 매각 진행 사실을 인정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사모펀드 매각 소식을 접한 카카오모빌리티 구성원들은 매각 추진을 반대하며 80%가 넘는 임직원이 노조에 가입하는 등 크게 반발했다. 카카오노조 ‘크루유니언’은 6월 말부터 카카오 공동체 전체를 대상으로 한 서명운동과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과의 면담 요청 및 판교역 일대 피켓·현수막 시위, 기자회견 등을 이어가며 맞섰다.

이에 지난달 25일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구성원과 경영진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하고 ‘상생안’을 도출하겠다는 의사를 CAC에 전달했고, 사내 공지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구성원들에 공유했다. 같은 날 카카오가 류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매각은 잠시 ‘유보’됐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매각 유보 이후 지난 1일부터 CAC에 제안했던 ‘협의체’를 구성해 상생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이를 통해 도출한 상생안을 지난 16일 내부 간담회를 통해 구성원들에 공유했다. 다만, 당시까지만 해도 노조와 구성원들이 상생안의 구체성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는 등, 매각 철회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진 않았다.

이날 CAC가 협의체의 상생안을 수용하고, 매각을 철회하면 약 2달간의 ‘모빌리티 매각 사태’는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매각 철회를 결정하면서, “카카오모빌리티 노사가 도출한 사회와의 지속 성장 의지를 존중하고, 이를 구체화해 실행해 나가는 것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혁신과 성장, 동반과 공유’라는 4개의 아젠다를 바탕으로 이용자들의 이동 문제 해소와,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 지속적인 성장·혁신 등을 이뤄내겠다는 목표다.

ESG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는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 공동체센터는 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혁신에 기반해 이동 문제를 해결할 것” 이라며 “카카오는 한국 모빌리티 생태계의 성장을 카카오모빌리티가 계속해서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크루유니언 측도 사측의 매각 철회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상생안의 세부 내용은 추후에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지금 당장은 매각 철회 자체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노조는 매각 철회 이후에도 남겨진 숙제는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모빌리티의 성장을 위한 방향이 매각이 아닌 것으로 결정된 만큼, 이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라며, “구체적인 논의는 향후 사측에 따로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앞으로 단체교섭 등을 통해 ESG 강화, 근무제도 개선 등 임직원들이 혁신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회사와 협의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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