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입찰 앞둔 맘스터치, 1兆 몸값 가능할까?
맥도날드, 버거킹, KFC 등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대거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한 상황에서 맘스터치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유일한 국내 토종 브랜드인 동시에 이들 중 몸값이 가장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에서다. 내달로 예정된 예비입찰을 앞두고 매도자가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거래가격이 1조원을 넘어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PEF) 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지난 7월 BoA메릴린치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맘스터치 매각을 추진 중이다. 거래대상은 케이엘앤파트너스가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보유 중인 맘스터치 지분 79.18% 및 경영권이다. 매도자는 원매자들과 태핑(수요조사)을 거쳐 내달 중 예비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맘스터치의 거래가격은 최대 1조원에 달한다. 지난 2019년 케이엘앤파트너스가 창업주인 정현식 전 회장으로부터 맘스터치 지분 56.8%를 인수하기 위해 투입한 1938억원과 비교해 5배 가량 높은 수준이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인수 후 보유 주식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 다시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지분율을 높여왔다.
인수 후 회사의 수익성은 크게 개선됐다. 맘스터치는 지난해 매출 3010억원, 영업이익 39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9년 기록한 매출 2889억원, 영업이익 190억원과 비교해 각각 4.2%, 107.9% 늘어난 수치다. 지난 2020년에는 매출 2860억원, 영업이익 263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역시 2019년 237억원, 2020년 308억원, 2021년 440억원으로 3년간 85.7% 증가했다.
매도자는 수도권 매장 및 해외시장 확대 계획을 밝히며 업사이드(상승여력)가 충분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맘스터치의 전국 매장 수는 지난 6월 말 기준 총 1361개다. 이중 수도권 매장이 540개(39.7%), 지방이 821개(60.3%)다. 점포당 매출이 큰 수도권 매장 비율을 확대해 전체 매출 규모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미국과 태국에서 점차 현지 매장수를 늘려 해외매출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지방 매장 비율이 높고 고객 연령층도 10대 위주이기 때문에 업사이드가 충분하다 점을 매도자가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특히 최근 태국에서도 매장을 오픈하는 등 해외시장 확대를 주요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EBITDA가 5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향후 2~3년 실적 전망치 또한 몸값을 끌어올릴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1조원의 가격을 받아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매각가격이 1조원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지난해 EBITDA(440억원) 대비 최소 20배 이상의 높은 멀티플(배수)이 적용돼야 하기 때문이다. 20배의 멀티플을 적용할 경우 맘스터치는 약 8800억원의 밸류에이션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2200억원가량 더해야만 1조원의 가격이 맞춰진다.
한 M&A업계 관계자는 “최근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멀티플은 10배 초반에서 형성돼 있다”며 “금리상승 등 악화된 시장 환경을 감안하면 15배 이상의 멀티플을 적용받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점주가 문제를 일으키거나 악성 댓글로 인한 불매운동 등 리스크도 상당하기 때문에 식음료(F&B) 분야를 다뤄본 곳이 아니라면 거액을 투자해 인수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