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메디칼, 카나리아바이오 얽히고설킨 지분투자

복강경 수술기구 등 의료기기 제조업체 세종메디칼이 지분구조의 급격한 변동을 맞게 됐다. 최대주주인 카나리아바이오엠으로부터 최대주주의 계열회사인 ‘카나리아바이오’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자사의 전환사채(CB) 발행 대금으로 수령한 데 이어, 상당한 자금을 카나리아바이오 유상증자에 투자하는 얽히고설킨 인수합병(M&A)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세종메디칼에 대한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지분은 30~40%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세종메디칼은 지난 13일 800억원 규모의 4~7회차 전환사채(CB) 발행을 완료했다. 발행CB 전량은 최대주주인 카나리아바이오엠이 단독으로 인수했으며, 발행대금은 카나리아바이오엠이 보유하고 있던 ‘카나리아바이오’의 800억원어치 BW로 대용 납입됐다. 

조달자금이 비현금성 자산인 BW로 대용납입되면서 별도의 자금활용은 없는 상황이다. CB의 이자율은 연 3% 수준으로 책정됐다. 반대급부로 얻은 카나리아바이오 BW에서 파생되는 이자율은 0%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이 인수한 CB는 납입일 기준 1년 후(2023년 10월 13일)부터 주식전환, 콜옵션(발행회사의 조기상환청구) 및 풋옵션(사채권자의 조기상환청구) 행사가 가능해진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지난 9월30일 기존 최대주주인 세종메디칼컴퍼니와 주식대여계약을 체결해 지분전량인 677만7740주(16.67%)에 대한 소유권 및 처분권을 얻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96만5530주를 합해 총 774만3270주(18.23%)를 확보하며 최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세종메디칼 외에 5% 이상 지분율의 주요 주주는 없는 상황이다.

또한 세종메디칼에 대한 경영권도 거머쥐었다. 이달 4일 열린 세종메디칼 임시주총에서 새 대표이사로 윤병학 카나리아바이오엠 총괄사장이 선임됐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의 대표이사 나한익, 부사장 임철진 등도 세종메디칼의 사내이사 자리에 앉았다.

업계에서는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이번 800억원 CB 투자를 M&A 절차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주식대여계약으로 세종메디칼의 임시 경영권을 가져온 후, 잠재적 주식전환이 가능한 CB물량을 대거 인수해 지분율을 크게 높이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이 인수한 800억원 규모의 CB가 최초 전환가액(4755원)을 기준으로 전량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1682만4392주의 신주가 발생한다. 현재 발행주식총수(4248만5948주) 대비 39.59%에 달하는 규모다. 상장을 가정하면, 카나리아바이오엠은 기존 보유주식과 합산해 2456만7662주를 갖게 된다. 이는 미래의 예상주식총수(5931만340주) 대비 41.42%에 달하는 지분율이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이 세종메디칼의 단독 지배주주로서 막강한 지분영향력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세종메디칼 최대주주의 지분율 변동 현황 및 CB 주식전환시 지분율 변동 추정치.

현재 세종메디칼이 발행한 미상환 사채권 1~3회차 CB와 1회차 BW의 주식전환을 고려하더라도 지분 영향력의 희석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발행된 500억원 규모의 미상환 사채권이 전량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신주 발생규모는 1856만8880주다. 전량 상장을 가정해도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예상 지분율은 30%를 웃돈다.

동시에 세종메디칼은 상당한 자금을 카나리아바이오엠의 계열회사인 ‘카나리아바이오’ 유상증자에 투자한다. 이달 12일 300억원을 납입했으며, 내년 1월에 추가로 2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세종메디칼의 경영진이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주축 인사들로 교체된 이달 4일 세종메디칼은 이사회를 열고 카나리아바이오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세종메디칼은 200억원(97만1770주), 300억원(145만7655주) 규모의 지분취득 결정 사실 2건을 공시했다. 총 500억원 납입으로 242만9425주를 확보하게 되며, 이는 기발행주식총수 4443만6018주 대비 5.47% 규모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이 세종메디칼에 800억원어치 카나리아바이오 BW를 투입해 상응하는 세종메디칼 CB를 인수하고, 세종메디칼은 현금 500억원을 카나리아바이오에 납입하는 순환출자 형태의 M&A인 셈이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은 세종메디칼의 막대한 지분을 차지하게 되고, 세종메디칼은 카나리아바이오의 지분 일부를 취득하게 된다.

M&A 3개 회사간 상호출자 현황.

세종메디칼은 카나리아바이오의 2대 주주, 전략적 파트너로서 공동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카나리아바이오는 난소암 대상 글로벌 임상 3상을 미국, 유럽 주요국가 등 총 16개 국가에서 진행 중이며, 환자모집이 3분의 2 이상 완료돼 상업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나리아바이오는 상업화를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모색 중이며, 세종메디칼이 상업화 과정에서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메디칼 관계자는 “카나리아바이오엠 및 카나리아바이오와 상호간 우호지분율을 높임으로써 결합을 강화하고 사업적 시너지를 발굴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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