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고용보고서·실적에 변동성 커질 듯
이번 주(10.31~11.4) 뉴욕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결정과 고용 보고서, 기업 실적 등 ‘빅 이벤트’가 많아 상당한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3대 지수는 모두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한 주간 5.7%가량 올랐고, S&P500지수는 4% 가까이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같은 기간 2.24% 올랐다.
다우지수는 전주까지 4주 연속 올라 10월 중순 저점 대비 15%가량 상승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2주 연속 상승했다. 각각 10월 저점 대비 10%~11%가량 올랐다.
이 같은 상승 분위기는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조만간 금리 인상 속도를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진 데다, 기업들의 실적이나 소비가 경기 침체 우려에도 여전히 예상보다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 2일(미 동부시간 오후 2시)에는 연준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가 나온다. 이번 회의는 올해 말까지 뉴욕 증시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이벤트다.
특히 연준이 12월 금리 인상 폭에 대한 힌트를 줄지 투자자들은 주시하고 있다. 그동안 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1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고, 12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 폭을 0.50%포인트로 낮출 것으로 기대해왔다. 9월 연준 위원들의 ‘점도표’에서 이 같은 전망치가 나온 데다 실제 경기 둔화 위험이 커지면서 금리 인상 폭이 낮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회의에는 점도표가 나오지 않고, 성명은 0.75%포인트 금리 인상과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데 그칠 가능성이 커 12월에 대한 힌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은 연준 위원들이 이번 회의에서 12월 금리 인상 폭을 둔화할지와 그렇게 한다면 이를 전달할 방법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에 연준의 ‘방향 전환(pivot)’ 가능성이 급부상했고, 실제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 피벗 논의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따라서 많은 전문가는 파월 의장이 이번 회의에서 12월 더 작은 폭의 금리 인상 신호를 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피벗 가능성을 이미 시장에 충분히 신호를 준 상황에서 이를 되돌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월이 분명한 신호를 주기 어렵다는 분석도 만만찮다. 9월 물가 지표에서 인플레이션이 뚜렷하게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지 않은 데다 12월 회의 전까지 경제 상황이 연준의 기대대로 흘러가지 않을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12월 FOMC는 13~14일에 열릴 예정이며 이때까지 2개의 고용보고서와 2개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가 나온다. 만약 이들 지표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낮아지지 않거나 예상만큼 고용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연준은 다시 12월에 방향을 바꿔야 할 위험도 떠안아야 한다.
또한 연준의 금리 인상 폭 축소가 이른 금리 인하의 신호로 읽힐 위험도 있다. 시장은 항상 앞서나가는 경향이 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연준이 금리 인상 규모를 축소하고 곧바로 인하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연준 위원들은 그동안 상당 기간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해왔다. 시장의 인플레 기대를 고정하기 위해서는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나오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는 점에서 파월의 이번 회견은 어느 때보다 아슬아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의 이 같은 아슬아슬한 행보는 시장의 변동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기준 미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연준의 12월 0.7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43.4%, 0.50%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48.2%로 반반인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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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회의 결과에 숨을 돌리고 나면 오는 4일 10월 고용보고서가 시장을 또다시 흔들 위험이 있다. 파월이 준 힌트대로 경제가 움직이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10월 비농업 신규 고용이 22만5천 명으로 전달의 26만3천 명보다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업률은 3.6%로 전달의 3.5%에서 소폭 오르는 데 그칠 전망이다.
고용이 예상보다 더 크게 줄고 실업률이 오른다면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근거는 강화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연준의 조기 방향 전환이 실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질 수 있다.
경제학자들이 지표 중 하나는 임금상승률이다. 이는 지난달 전년디비 4.98% 올라 8월 기록한 1980년 초반 이후 최고치인 5.2%에서 하락했다. 이 수치가 더 하락한다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고용주가 임금을 줄이기 시작하는 단계로 들어서면 실업률은 점차 오르게 된다.
이번 주에는 AMD와 NXP세미컨턱터 등 반도체 기업들과 화이자, 모더나 등 제약업체, 스타벅스, 페이팔, 펠로톤 등의 실적도 발표된다.
3분기 어닝시즌이 절반을 넘어선 가운데, 대형 기술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도 3분기 실적은 예상치를 대부분 웃돌고 있다.
어닝스 스카우트 자료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S&P500지수에 상장된 53%의 기업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 중 73%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으며, 5%가 예상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놨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에 따르면 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발표한 기업의 75%가 실적 발표 당일 주가 상승률은 평균 최소 1%를 기록했다.
경기 침체 우려에도 실적이 견조할 경우 주가는 반등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