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일럼, CB 상환부담 ‘눈덩이’…항공 M&A 차질빚나
케일럼이 적자 누적과 재무적투자자(FI)들의 전환사채(CB)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 등으로 재무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앞서 인수합병(M&A)을 위해 조달한 자금을 제외한 보유현금 및 운영자금 등의 잠식이 지속되면서 아직 집행되지 않은 항공사업 관련 M&A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케일럼은 전일 11억원 상당의 자금을 CB 조기상환에 사용했다. 2년 전 발행한 제4회차 CB의 FI들이 투자금 회수에 나선 것이다. 최근 수개월간 케일럼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주식전환을 통한 차익실현이 어려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케일럼은 앞서 권면총액 68억원의 4회차 CB 중 10억원을 사채권자와의 협의로 상환했으며, 기취득한 20억원 상당은 지난해 9월초 신규 투자자인 중외홀딩스에 재매각했다. 미상환 잔액 38억원 중 11억원이 이번에 마저 상환됨에 따라 27억원의 채무가 남게 됐다.
잔여 채무 역시 회사의 주가가 CB의 최저조정가액 5370원을 크게 밑돌아 조만간 풋옵션 청구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케일럼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2810원에 장을 마감했다.
케일럼 주가는 지난해 11월 30일 18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대금이 납입될 시점까지만 하더라도 종가 기준 4070원을 기록하며 현재 대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유상증자 납입 이후 줄곧 하향세를 지속해 이날까지 30%가량 급락했다.
FI들의 풋옵션 행사가능성에 더해, 작년 하반기부터 누적되고 있는 실적 측면의 부진 역시 재무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케일럼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손실 36억원, 당기순손실 3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3분기에만 18억원을 상회하는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1월 하나아이티엠 인수로 시작한 케일럼의 ‘항공사업’ 부문의 부진이 뼈아팠다. 3개 분기 누적 순손실이 40억원에 달해 전체 연결 당기순손실 규모를 상회했다. 하나아이티엠 인수대금으로 116억원, 운영자금으로 30억원을 투입한 결과다. 결국 실적 및 주가 측면의 겹부진이 FI들의 이탈은 물론이고 재무적 부담의 가중으로 연결된 양상이다.
케일럼의 재무적 여력을 보면, 작년 3분기 기준 보유현금 규모가 28억원에 불과하다. 이후 유상증자 대금 183억원과 차입금 85억원을 추가조달했는데, 이중 하나아이티엠과의 사업적 연계를 고려한 M&A 자금이 185억원으로 추산된다. 사실상 4분기에 발생할 비용과 CB 상환에 기보유현금과 운영자금이 대부분 소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M&A 자금을 제외한 회사의 재무적 여력이 바닥을 보이는 가운데, 회사측의 M&A 전망 역시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케일럼 측은 지난해 11월 유상증자 추진의 주요 취지를 ‘타법인증권취득’으로 설명하며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하지만 당시부터 어떤 기업을 인수할 것인지 구체적인 포트폴리오를 낙점하지 않은 상황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케일럼 관계자는 “투자대상기업을 낙점한 후 유상증자를 추진한 것은 아니다”면서 “현재까지 항공사업 관련 기업으로 물색 중인 상황이지만 아직 투자할 기업을 확정하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케일럼은 지난해 3월 임시주총을 열고 기존 이더블유케이에서 새사명으로의 변경과 함께 항공사업의 본격 진출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