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달 새 5兆’, 공격 투자 나선 MBK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PEF) MBK파트너스(이하 MBK)가 4개월 동안 3건의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며 총 5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 PE 운용사로는 가장 많은 금액이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MBK는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로부터 연성동박적층필름(FCCL) 기업 넥스플렉스 지분 100%를 5300억원에 인수했다. 넥스플렉스는 지난해 하반기 JC그로스인베스트먼트(JCGI)가 인수를 타진했으나 인수금융 시장이 얼어붙으며 자금 조달에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7000억원에 달했던 가격도 5000억원대로 떨어졌다. 매각측은 더 높은 가격을 원했으나 시장 상황이 악화됐다는 점을 고려해 결국 현재 가격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MBK는 최근 스마트폰 시장 침체에도 여전히 FCCL 사업이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해 이번 인수를 성사시켰다.
MBK가 지난 4개월 간 인수한 회사만 총 3곳이다. 지난해 12월 말 유니슨캐피탈코리아(이하 UCK)가 보유하고 있던 3D 구강 스캐너 기업 메디트 지분 99.5%를 2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메디트는 당초 칼라일-GS컨소시엄이 인수를 타진했지만, 협상 과정에서 딜이 무산됐고 결국 MBK 품에 안겼다.
올해 1월에는 UCK와 컨소시엄을 형성해 오스템임플란트 인수를 확정했다. 공개매수로 952만2070주(65.1%)를 사들이는데 1조8092억원을 썼고, 최규옥 회장 지분(9.9%) 및 전환사채 인수(3.5%)에 약 4000억원을 썼다. 총 투입한 금액은 2조2000억원 이상이다. 3건의 딜을 진행하는 동안 투입한 자금만 5조원이 넘는다.
최근에는 IMM PE가 매각하는 에어퍼스트 소수지분(30%)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상태로 KKR, 블랙록 등과 경쟁 중이다. 이 또한 최소 1조2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메가 딜’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두둑한 자금을 활용해 M&A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지난해 아꼈던 자금을 올해부터 공격적으로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매물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형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한 PEF들의 약진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