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잘한 美中日기업 나홀로 죽쑨 韓상장사
한국 상장기업의 올해 2분기 수익성이 미국·일본·대만·중국 등 주요국 상장기업에 비해 크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기 둔화 등 대외 환경에 한국 상장사가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코스피가 유동성에 힘입어 연중 최고점을 연일 경신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 증시 매력 역시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5일 블룸버그·NH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올 2분기(4~6월) 코스피 상장사의 영업이익(증권사 컨센서스 기준)은 전년 동기보다 40.7%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은 0.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업이익은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2차전지 등은 설비투자 부담에 수익성 개선이 더딘 탓이다. 1분기에 선전했던 운송·에너지 관련 상장사 이익도 점차 쪼그라들고 있다. 반면 미국·일본·대만·유럽 등 각국 경쟁 기업은 한국 기업에 비해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대표 기업인 S&P500 상장사는 2분기 매출액이 7.5% 줄어들지만 순이익은 오히려 0.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 도쿄 증시 1부 기업이 모두 포함된 토픽스 상장사 영업이익은 7.8%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2분기 매출 증가폭(12.3%)을 감안하면 수익성은 좋지 않은 편이지만, 한국 상장사의 이익 감소 폭과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에 그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메모리, 자동차, 석유화학 등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반면 미국, 대만, 일본의 주력인 플랫폼 빅테크, 비메모리 반도체 등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 스톡스600 상장사와 중국 CSI300 상장사의 2분기 순이익 증감률은 각각 -0.9%, 15%로 전망됐다. 한국 상장사가 하반기에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유럽이나 중국에 비해서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