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이커머스 재무통 영입…IPO 채비 갖추나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이달 베인앤컴퍼니 컨설턴트 출신 이커머스 전문 재무통을 영입하면서 기업공개(IPO) 계획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쏠린다. 국내 이커머스 1호 상장을 꿈꾸던 기업들이 잇달아 IPO 시장에서 발을 뺀 상황이다. 최근 무신사는 온라인 사업뿐 아니라 오프라인 채널로 사업을 확장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최영준 전 SSG닷컴 재무관리담당(상무)를 신임 CFO(경영지원부문장)로 신규 선임했다. 이에 따라 한창수 기존 무신사 CFO는 계열 투자 전담 법인인 무신사파트너스 대표를 맡게 됐다.
최 신임 CFO는 베인앤컴퍼니 컨설턴트 출신으로 티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던 재무 전문가다. 티몬 재직 당시 첫 월간 흑자를 이끄는 등 재무 건전성을 확보했다. SSG닷컴에서는 IPO 추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SG닷컴은 상장 추진을 연기했다. 국내 이커머스 1호 상장을 꿈꾸던 컬리·오아시스 등도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으나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이커머스 전문 재무통으로 알려진 그가 무신사로 자리를 옮기자 무신사가 IPO 추진에 속도를 내려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최 신임 CFO 이외에도 골드만삭스의 홍순준 상무도 지난해 무신사로 자리를 옮긴 바 있다. 통상 스타트업이 IPO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파이낸싱 전문성을 갖춘 IB 뱅커를 영입하기도 한다.
온라인 기반 편집샵인 무신사는 2019년 패션업계 최초로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이 됐다. 의류, 가방, 신발 등 다양한 패션 상품을 취급하며, 입점 브랜드는 7000여개에 달한다. 2021년 패션 플랫폼 스타일쉐어와 29CM 등을 인수해 규모를 키웠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레비스로버츠(KKR)와 산업은행, 기존 주주인 IMM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총 투자금액은 4000억원에 달한다. 투자 유치 당시 무신사는 4조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성장한 무신사는 오프라인 매장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자체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2곳과 함께 입점 브랜드 팝업을 위한 공간 무신사 테라스 홍대·성수, 스퀘어 한남·성수 등 총 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대구와 부산에 오프라인 매장을 추가할 계획이다.
오프라인 신규 사업 투자로 무신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3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94.5% 급감했다. 반면 매출은 같은 기간 7083억원으로 53.5% 늘었다.
다만 무신사는 당장 IPO 추진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신사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 IPO 시점을 보겠다는 정도로, 아직 상장 계획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