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상장 첫날 ‘따따블’ … 26일부터 적용

26일부터 새로 상장되는 종목의 가격 변동폭이 대폭 확대돼 상장 첫날 주가가 공모가의 최대 4배까지 오를 수 있게 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6일부터 신규 상장 기업의 공모가를 기준가격으로 정한 뒤 가격제한폭을 60~400%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유가증권·코스닥시장 업무규정 시행세칙이 실시된다.

이전까지 신규 종목의 상장일 가격은 공모가의 63~260% 범위에서 오르내렸다. 공모가격의 90~200%에서 호가를 접수해 시초가를 결정했다. 이렇게 정해진 기준가격은 개장 이후 기존 상장 종목과 마찬가지로 하한 -30%, 상한 +30% 범위에서 움직였다.

반면 새로운 거래소 규정이 적용되면 신규 상장 종목의 공모가가 그대로 기준가격으로 결정된다. 대신 가격제한폭이 기준가격의 60~400%로 확대된다. 공모가 기준가격 하락 제한폭은 종전 규정과 큰 차이가 없지만, 상승 제한폭은 260%에서 400%로 확대되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상장 첫날 과도한 주가 상승을 제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 상단이 더욱 늘어난 만큼 공모주 흥행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가격제한폭이 확대되면 상한가까지 도달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상장 첫날 주가가 단숨에 공모가의 4배로 오르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과열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전 규정에선 기준가격이 공모가의 200% 상단을 찍는 경우가 많았고, 그 이후에 위로 30% 범위에서만 움직여 다음 날에도 상한가를 기대하게 만드는 심리로 작용했다”며 “가격제한 범위를 높여놓은 만큼 투자자들이 상장 첫날부터 균형가격을 발견할 수 있고, 종목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가격에 신속하게 반영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일각에선 상장 첫날 상한이 높아진 만큼 공모 흥행 성공 시 투자 열기가 더욱 뜨거워질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변경된 가격제한폭의 첫 시험대에 오르는 디지털 보안 기업 시큐센은 지난 20일과 21일 진행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1932.1대1의 경쟁률로 올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앞서 지난 14일과 15일 실시한 수요예측에서도 1800.86대1로 올해 들어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시큐센은 오는 29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매력적인 기업에는 상장일에 투자자가 더욱 몰리는 반면,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은 기업은 더욱 소외되는 기업공개(IPO) 시장의 ‘옥석 가리기’가 심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