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후폭풍에 사업재편 물거품…두산로보틱스 9%대 ‘와르르’
지난 6개월간 공들인 두산그룹의 사업 재편안이 비상계엄에 따른 주가 급락으로 무산되면서 두산로보틱스 주가가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10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두산로보틱스는 전일 대비 5200원(9.06%) 내린 5만2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장중 12.54% 내린 5만2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날 두산과 두산에너빌리티도 각각 2.06%, 1.15% 하락 마감한 반면 두산밥캣은 1.65% 상승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오후 자사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로 넘기는 분할 합병안을 의결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가 추진해온 두산밥캣 분할 합병안이 무산됐다는 의미다.
앞서 두산그룹은 사업 시너지 극대화와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사업구조 재편안을 발표하면서 관련 방안의 하나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간 분할 합병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주주 반대를 무마하기 위해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약속된 주가에 주식을 사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제시했다. 두산이 제시한 주식 매수 예정가액은 두산에너빌리티 2만890원, 두산로보틱스 8만472원이다.
그러나 전날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계엄 사태 이튿날인 4일 이후 17.83% 내린 끝에 1만7380원, 두산로보틱스 주가는 11.96% 떨어진 5만7400원으로 이에 크게 못 미쳤다.
양사 주가는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에 따른 증시 급락의 영향을 받았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윤석열 정부의 친원전 정책 후퇴 우려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지분 6% 넘게 보유한 국민연금은 양사 주가가 두산의 주식 매수 예정가액보다 높을 경우 이번 사업 재편안에 찬성하기로 했지만,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낮아 사실상 기권으로 해석됐다. 소액 주주들도 대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나서면서 매수 비용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