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 채권 순매도 지속…이틀간 ‘1兆’ 매각
새마을금고가 고객들의 예금 인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이번 주 들어 이틀간 1조원 규모의 채권을 순매도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주에도 약 3조원에 달하는 채권을 순매도한 것을 고려하면 일주일 사이 4조원에 달하는 보유 채권을 매각한 셈이다. 새마을금고의 매도 물량은 우정사업본부 등 기관이 받으면서 채권시장 내 수급은 비교적 안정세를 이어갔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채권시장에서 새마을금고를 포함한 종합금융회사(종금)는 43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순매도했다. 전날 순매도 규모도 5900억원에 달해 이번 주 들어 이틀간 1조200억원 규모의 채권을 매각한 것으로 집계된다.
종금 계정에는 새마을금고 외에도 신협중앙회 등 종합금융회사가 포함돼 있어 새마을금고만의 거래 규모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일부 새마을금고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이 발생한 지난 5일부터 종금계정에서 이례적으로 채권 순매도 규모가 치솟으면서 시장 안팎에서는 거래 주체를 새마을금고로 보고 있다.
앞서 종금 계정은 지난 ▲5일 1조6500억원 ▲6일 8400억원 ▲7일 6100억원 등 5~7일 3일간 3조원을 웃도는 채권을 순매도했다. 이번주 들어 이틀간 1조원 규모의 보유 채권을 추가로 매각하면서 일주일 사이 채권 순매도 규모는 4조원을 넘게 됐다. 채권 매각 규모 자체는 하루하루 줄어드는 추세를 나타내고는 있지만, 최근 1년간 종금의 일일 평균 채권 순매수 규모(965억원)와 비교하면 여전히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의 순매도세가 지속되는 모습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새마을금고의 채권 순매도 규모는 줄어들고 있지만 하루 수 천억원씩은 내다 팔고 있는 상황”이라며 “은행권에서 6조원 규모 유동성 지원을 내놓는 등 정부의 대응이 잇따르면서 자금이탈 규모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일부 금고에서는 예금 인출 수요가 이어진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가 매각하는 채권은 통화안정채권(통안채)과 금융채 등 우량 채권에서 회사채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추세다. 지난 5일 새마을금고는 1조65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순매도했는데 이 가운데 금융채가 9000억원 규모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회사채 순매도 규모는 2500억원 수준이었다. 이후 금융채 매각 규모가 줄어든 사이 회사채 순매도 규모는 3000억원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11일 기준 새마을금고의 4300억원 규모 순매도 가운데 회사채는 67%(2900억원) 비중을 차지했다.
이같은 새마을금고의 매각 물량은 투자신탁사·은행 등 기관에서 받아 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강승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우체국예금 잔액이 가파르게 늘어나 새마을금고를 빠져나간 예금이 상당 부분 우체국예금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정사업본부 측에서도 예금이 늘어난 만큼 신규 투자 여력이 높아지면서 새마을금고의 매도 물량을 받고 있어, 아직까지는 채권시장 내 수급상의 문제 없이 소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