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 ‘한국전력’인줄 알았는데”…2분기 가장 적자 큰 회사 어딘가보니

지난해 국내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인 33조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한국전력이 올 2분기에는 적자 2위로 밀릴 전망이다. 1위의 불명예는 국내 반도체 투톱 중 하나인 SK하이닉스에게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15일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올 2분기 SK하이닉스 영업손실 추정치는 2조8827억원이다.

이는 시장 전망치가 나와있는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268곳 가운데 가장 큰 숫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분기에 4조19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업황이 냉각되면서 지난해 3분기에는 1조6600억원으로 흑자 규모가 크게 줄었다. 이어 4분기에는 -1조7000억원, 올 1분기에 -3조4000억원으로, 조단위 적자가 나고 있다. 올 2분기에도 대규모 적자가 나지만 1분기보다는 규모가 적어질 것이란 게 증권가의 예상이다.

지난해 연간 뿐만 아니라 국내 증시 사상 최대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던 한국전력은 올 2분기에 2조254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SK하이닉스에 이어 적자 2위로 한계단 내려올 전망이다. 지난 1분기에는 한국전력이 적자 1위, SK하이닉스가 2위였다. 2분기에는 두 회사가 자리를 바꾸는 셈이다.

한국전력은 이번 2분기를 끝으로 조단위의 적자 행진을 끝낼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손실의 가장 큰 요인이었던 원자재 가격이 폭등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기 때문이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간 기준으로는 적자가 불가피하나 적어도 분기 단위 적자는 2분기를 마지막으로 상당 기간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전력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7097억원이다. 이어 4분기에는 다시 적자전환이 예상되나 -1644억원으로 규모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SK하이닉스의 3분기와 4분기 영업손실 전망치는 각각 2조1879억원, 1조720억원으로, 올 하반기에는 적자 순위에서 SK하이닉스의 독주가 점쳐진다.

적자 순위 3위부터 5위까지는 LG디스플레이(9030억원), SK스퀘어(5008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277억원) 순으로 예상된다. 3, 4위는 지난 1분기와 동일하고 5위만 에스디바이오센서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로 바뀌었다.

LG디스플레이도 한국전력과 마찬가지로 보릿고개를 지나고 있다. 프리미엄급 TV의 수요 부진에다 낮은 가동률이 저조한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3분기엔 아이폰 패널 출하 등에 따라 3000억원 수준으로 적자 규모가 대폭 줄고 4분기에는 1000억원대의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증권가는 기대하고 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에 대해 “3분기 영업적자를 피하기 어려우나 모바일 부문은 고객사의 판매 본격화로 흑자로 돌아서면서 전사 적자 폭은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현재 돈을 가장 잘 버는 회사는 어디일까. 2분기 영업이익 1, 2위는 현대차(3조7458억원), 기아(3조593억원)이다. 이 두 회사는 지난 1분기에도 상장사 영업이익 1,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매 분기 실적 발표 때마다 영업이익 1위를 놓치지 않았던 삼성전자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2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2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상장사 영업이익 전망치 중에서 12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1분기 10위에서 두 계단 밀릴 전망이다.

다만 올 3분기에는 세 회사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삼성전자도 3조원대의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기아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3조4305억원, 3조8191억원, 2조5989억원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올 3분기부터 메모리 재고 하락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감산 효과가 본격화되고, 출하는 이미 저점을 지나고 있기 때문”이라며 “실수요의 회복이 예상 대비 더디지만 전방 재고 축적은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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