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오공, 최대주주 변경…김종완 대표 58억 엑시트

코스닥 기업 손오공의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김종완 대표이사는 “경영권 안정화를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지만 그가 회사 주식을 처음 취득 후 4년여만에 남긴 차익은 약 58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손오공은 기존 최대주주인 김종완 대표 보유 주식 173만5619주(6.22%)를 에이치투파트너스에 88억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주당 약 5070원에 처분하는 셈이다.

김 대표는 지난 2005년 손오공에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돼 2007년부터 대표이사직을 맡았다. 이후 2019년 8월부터 “책임경영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며 손오공 주식을 보유하기 시작했다. 당시 12만주를 유상증자 과정에서 취득했다. 10만주에 대한 신주인수권증서를 주당 315원에 사들였고, 같은해 9월 초과 청약을 통해 2만주를 주당 1270원에 추가 매수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7일 시간외매매 방식을 통해 주당 1800원에 156만5619주를 사들였다. 그 전부터 보유하고 있었던 12만주에 156만5619주를 더해 총 168만5619주(6.27%)를 보유하면서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이후 지난해 12월 5만주를 1900원에 추가 매수해 173만5619주(6.45%)로 늘렸다. 

김 대표가 손오공 지분 취득시 투입한 금액은 총 29억7000만원으로 추산된다. 해당 지분을 에이치투파트너스에 88억원에 양도하게 되면서 얻게 된 차익은 58억원대다.

◆ 새 최대주주, 신설 법인 에이치투파트너스

김 대표의 지분을 양수한 에이치투파트너스는 지난 4일 계약금 44억원을 냈으며 이달 30일까지 잔금 44억원을 치를 예정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10월 마텔마케팅홀딩스의 주식 156만5619주를 양수받으면서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 지 1년도 안 돼 지분을 매각하게 됐다. 김 대표는 최대주주 지위에서 물러나지만 대표이사직을 이어가며 기업 경영은 그대로 맡을 것으로 보인다.

에이치투파트너스는 김종완 대표로부터 양수한 173만5619주와 별개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참여에 따른 신주 166만1129주도 인수한다. 여기에 김종완 대표 외 3인과의 주식매매계약을 통해 200만주를 추가 취득해 총 539만6748주(16.13%)를 보유한 손오공의 최대주주가 된다.

에이치투파트너스는 지난 6월 설립된 재무컨설팅 기업으로 임성진 외 2인의 출자자로 이뤄졌다. 최대주주는 임성진 씨로 중앙대 디자인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지난해 매출 150억원 규모의 재생 플라스틱 기업 에이치투의 최대주주로도 알려졌다.

1996년 설립된 손오공은 캐릭터 및 일반 완구, 닌텐도 게임 등을 전문으로 하는 유통 사업을 주 사업으로 2005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다. 연결 기준 1분기 매출 1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줄고 영업손실 폭은 더 키워 14억원을 기록했다. 

◆ 유증·CB 통해 300억 확보…키덜트 시장 공략 계획

손오공은 최근 실적 부진 속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으로 총 300억원의 운영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제 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100억원을 조달한다. 이중 에이치투파트너스는 30억원을 들여 166만1129주의 신주를 취득한다. 나머지 70억원은 오리온이엔씨투자조합이 청약해 387만5968주를 보유한다. 신주 발행가는 기준주가에 10%의 할인율을 적용한 1806원이다. 자금 납입일은 내달 1일이며 해당 신주는 내달 20일 상장된다. 

이와 함께 9~11회차 CB를 발행하기로 했다. ▲지앤엘에스티 (9회·50억원) ▲룩스투자조합(10회·50억원) ▲티아이파트너(11회·100억원)를 각각 배정해 총 200억원의 운영자금을 조달한다. 자금 납입일은 모두 10월 16일이다. 

CB 투자자들의 전환가는 모두 2127원이다. 표면 이자율은 ‘0’이고 만기 이자율은 1%다. 

9회차 CB가 주식으로 전환될 시 235만728주(8.42%)의 물량이 전환 청구될 수 있다. 9회차 CB 투자자인 지앤엘에스티의 최대주주는 김한용 대표이며, 이번 자금 조달에 50억원을 출자한다.

10회차 CB 투자자 룩스투자조합의 최대 출자자는 오현정 씨로 ㈜룩스를 포함해 5인으로 투자조합이 구성돼 있다. 지앤엘에스티와 함께 50억원을 출자하는 것으로 9회차 CB와 마찬가지로 주식 전환 시 235만728주(8.42%)의 물량이 전환 청구될 가능성이 있다.

11회차 CB 투자자인 티아이파트너는 김보형 대표가 34% 지분을 출자한 경영컨설팅 업체다. 티아이파트너가 보유한 CB는 전환시 470만1457주(16.84%)가 될 수 있다.

9~11회차 전환 주식 물량이 기존 전환가에만 전환돼도 총 주식 수의 33.68%에 해당하는 막대한 물량이다. 향후 손오공의 주가 하락 여부에 따라 CB 전환가액이 최저 조정가액인 1489원까지 내려간다면 더 많은 미전환사채 물량이 주식 전환될 수 있다.

손오공은 오는 10월 12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정관 변경 ▲이사 선임 ▲감사 선임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김종완 대표는 “앞으로 키덜트 시장을 공략할 계획으로 라이프스타일 아이템인 ‘스퀴시멜로우’를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스퀴시멜로우는 마시멜로 같은 촉감을 가지고 있는 인형 브랜드로 레이디 가가와 같은 유명인들에 의해 알려져 인기를 끈 제품이다. 김 대표는 “아직 최대주주 양수도 계약이 완료되지 않았기에 에이치투파트너스에 대한 자세한 입장을 전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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