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금융株 계절… 최대 실적 ‘KB’·주가 기대 ‘하나’·배당수익 ‘우리’
‘가을 전어 생각날 때, 찬 바람 불 때 배당주.’ 지지부진한 국내 증시 상황 속에서 배당주의 계절이 돌아왔다. 대표 배당 종목인 금융주는 올해도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률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사 가운데 올해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주가)이 가장 높을 것으로 기대하는 곳은 우리금융지주다. 최근 한 달 동안 나온 증권사 리포트 평균 우리금융지주의 올해 배당수익률 전망치는 9.8%였다. 다른 금융사에 늦기는 했지만, 자사주 매입·소각과 분기 배당을 도입했고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최근 취임 후 처음으로 우리금융지주 주식 1만주를 장내 매수하는 등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하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JB금융지주와 기업은행도 배당수익률 전망치가 9.7%로 높았다. 기업은행은 기말 배당(12월)만 한다는 점이 오히려 강점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의 주주 환원 방법론이 다양하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쉽지만, 기말 배당만 시행하는 특성상 하반기에는 배당 매력이 더욱 부각된다”고 했다.
이어 배당수익률 전망치는 ▲DGB금융지주 9.6% ▲BNK금융지주 9.5% ▲하나금융지주 8.8% ▲KB금융 6.4% ▲신한지주 6.2% 순이었다.
주가 상승 기대치가 가장 큰 곳은 하나금융지주였다. 증권사들이 책정한 하나금융지주의 적정 주가는 평균 5만3625원으로 이날 종가 4만650원보다 31.9% 높았다. 하나증권, 하나캐피탈, 하나카드 등 비(非)은행 부문이 부진했음에도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2조원을 넘어서는 등 견조한 실적을 낸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 BNK금융지주 등도 증권사들의 적정 주가 평균치가 현재 주가보다 20% 이상 높았다. 반대로 JB금융지주는 증권사들의 적정 주가가 평균 1만500원으로 이날 종가 1만230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금융주 가운데 실적 전망이 가장 좋은 것은 KB금융이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결기준 올해 매출 26조9391억원, 당기순이익 5조4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이 3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며 “비(非)은행 이익 비중도 42%로 2021년 최대치(45%)에 근접했다”고 했다. 이어 “전체 실적에서 비은행 부문이 강화된 효과를 누리고 있어, 올해 연결 순이익이 2021년과 2022년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이어 당기순이익 규모 추정치가 신한지주 4조7846억원, 하나금융지주 3조7855억원, 우리금융지주 3조1083억원, 기업은행 2조8147억원, BNK금융지주 8459억원, JB금융지주 6138억원, DGB금융지주 5154억원 순으로 컸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 금융주 ‘사자’에 나서면서 수급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 신한지주 228억원, 우리금융지주 223억원, 하나금융지주 189억원, BNK금융지주 101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배당 정책에 영향을 미칠 변수가 남아있다.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가 대표적이다. 스트레스 완충자본 제도는 각 은행이 위기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정도를 평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자본 적립 의무를 차등 부과하는 정책이다. 다음달 구체적인 적립 규모가 발표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고금리 상황에 발맞춰 각 금융사가 대손충당금도 지속해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배당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