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4조 전기차 충전시장 뛰어든 LG전자

LG전자가 미국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전기차 증가 추세에 따라 충전 인프라 시장도 정부 보조금 등을 토대로 커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LG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구축한 해외 첫 전기차 충전기 생산 공장이 최근 가동을 시작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국내에선 지난해 LG전자가 자회사 하이비차저를 통해 전기차 충전기를 생산하기 시작했지만, 해외에선 텍사스 공장 생산이 처음이다.

친환경 규제 강화와 완성차 업계의 전동화 전략 가속화로 전기차 충전 솔루션과 인프라 시장의 규모가 커지는 데서 LG전자는 기회를 봤다. 독일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는 글로벌 전기차 충전 시장이 2030년 기준 1860억 달러(약 244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LG전자가 미국에서 호텔 TV, 디지털 사이니지(singage, 상업용 디스플레이) 등 B2B(기업 간 거래) 사업으로 구축해둔 영업망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시너지 요소로 작용했다.

지난해 미 정부는 2032년까지 생산되는 신차 중 전기차의 비중을 67%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전기차 충전소 사업자 등에게 자금을 지원해 2030년까지 도로에 최소 50만대의 공공 충전기 설치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런 가운데 LG전자는 미 정부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미 전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지급하는 보조금 프로그램(NEVI)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왜 텍사스 공장이야
자동차, 금융 등 다양한 산업이 발달한 텍사스는 물류·교통 인프라가 우수한 편이다. LG전자는 “물류 효율성과 기존 유휴 시설 등을 고려해 텍사스 지역을 북미 생산 기지로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연면적 5500㎡ 규모의 텍사스 공장은 연간 1만대 이상의 충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경쟁력이 뭐야
텍사스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한 11㎾(킬로와트) 완속충전기는 벽에 부착하거나 세울 수 있어 공간 활용 면에서 강점이 있다. 전력 상황에 따라 출력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부하관리 솔루션도 탑재됐다. 또한 글로벌 안전 인증 기관 UL로부터 전기차 공급 장비 표준인 ‘UL2594’를 땄다. 미국 환경 보호국의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및 성능 표준(ENERGY STAR®)을 인증받아 안전성도 증명했다.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 대표적인 전기차 충전 방식인 CCS1(Combined Charging System 1, 합동 충전 시스템 방식)과 NACS(North American Charging Standard, 북미 충전 표준 방식)를 동시에 지원하는 175㎾ 급속 충전기 생산을 시작한다. 아울러 연내 175㎾ 급속 충전기, 350㎾ 초고속 충전기까지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상업용과 장거리 이동에 적합한 급속 충전기 라인업을 강화해 다양한 고객 요구에 대응하고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B2B 사업을 총괄하는 장익환 LG전자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장은 “이번 생산 거점 구축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미국 전기차 인프라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며 “품질 기반의 충전기와 고도화된 관제 솔루션이 결합한 최적의 충전 솔루션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는LG전자는 이 공장에서 만든 충전기를 현지 충전소 운영 업체들과 협력해 판매할 계획이다. LG전자는 “단기적으로 뛰어난 제조 역량과 품질, 유지보수(A/S), 영업 역량 등을 활용해 ‘충전기 판매 사업자’로 거듭나고, 중장기적으로는 관제와 광고 등 차별화된 솔루션 기반의 ‘충전 솔루션 사업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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