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 시총 1200억 증발…새주인 찾기 암초

하나투어의 새주인 찾기가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티메프(티몬‧위메프)발 정산 지연 사태로 여행업계도 피해가 예상되면서 몸값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매도자인 IMM PE가 엑시트(투자금 회수) 플랜을 가동한 지 두 달 만에 하나투어의 시가총액은 1200억원 가량 증발했다.

IMM PE는 주가 반등 모멘텀을 마련하기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충분한 만큼 목표치인 2조원 밸류를 인정받겠다는 목표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지난 5월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하나투자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본격 착수했다. 매각 대상은 IMM PE가 특수목적법인(SPC)인 하모니아1호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하나투어 지분(16.68%) 전량이다. 지난 2019년 말 하나투어가 실행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로 올라선 지 5년 만이다.

여기에 하나투어 창업주인 박상환 회장(6.53%)과 공동 창업주인 권희석 부회장(4.48%)도 엑시트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비록 합산 지분이 50%에는 못 미치지만 하나투어 1‧2‧4대 주주가 관여됐다는 점에서 시장의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하나투어 3대 주주는 5.39%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다.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최근 티메프 사태로 인해 하나투어의 밸류가 조정될 여지가 생겼다는 점이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 하나투어의 몸값은 시가총액에 기반해 1조2000억원 가량으로 평가됐다. 하나투어의 총 발행주식(1603만9185주)과 당시 주가 수준인 5만7000원을 곱한 값에 30%의 프리미엄이 붙은 가격이다. PBR(주가순자산비율)을 기준으로 삼아도 밸류는 유사하게 측정된다. 하나투어의 순자산(자본총계)인 1049억원에 지난 1분기 PBR인 8.76배를 적용하면 시총에 근접한 9200억원이 산출된다.

하지만 여행업이 티메프에서 대금을 정산 받지 못한 대표적인 피해 업종으로 꼽히면서 하나투어의 주가는 급격한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사태가 발발한 후 하향 곡선을 그리다 지난달 30일 주당 5만원에 장을 마감하면서 시총이 802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불과 두 달 만에 1200억원에 달하는 시총이 증발했다. 팬데믹 터널을 빠져나온 뒤 하나투어 몸값 높이기에 집중해야 할 IMM PE로서는 암초를 만난 셈이다. 

특히 이번 사태는 정확한 피해 규모를 추산하기 어려울 만큼 사안이 중대하다는 점에서 상당 기간 여행업종 주가를 억누르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우려에도 IMM PE는 하나투어 매각을 차질 없이 이행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하나투어 지분을 서둘러 처분해야할 필요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주관사 선정이 이뤄진 뒤 1~2년이 지나서도 딜 클로징(거래 종결) 되지 않는 경우는 흔한 편이다. IMM PE가 희망하는 2조원 가치를 인정받을 때까지 긴 호흡을 가지고 원매자 물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IMM PE 관계자는 “하나투어 주가가 충분히 조정을 받은 만큼 현 수준에서 더 내려가기는 어려운데다 미수금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미비한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하나투어의 펀더멘털과 이익체력이 견고하다는 점이 시장에서 확인된다면 주가도 어렵지 않게 반등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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