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랜드 ‘더팰리스73’, 대주단 이탈…PF 재구조화 사활
서울 강남권에 위치한 하이엔드 주거시설 ‘더팰리스73’ 개발을 위한 브릿지론 연장이 좌절되면서 개발 주체인 더랜드그룹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그간 수차례 브릿지론을 연장하며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환을 준비했지만, 분양계약률 저조로 사업 전반에 먹구름이 꼈다.
그 여파로 최근 대주단이 자금회수를 준비 중이며, 시공사 선정도 더욱 어려워졌다. 더랜드그룹은 우선 급한불인 브릿지론 연장부터 해결하기 위해 현재 다양한 방안을 탐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더팰리스73 프로젝트의 브릿지론 연장을 실패한 더랜드그룹이 대주단의 재구조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탈 의지가 강한 대주를 막지 못한다면 다른 대주를 구한다는 각오다. 이는 대주단 간 협의 결과를 지켜본 후 이달 중순을 지나 점차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대주단은 조만간 투자금 회수에 관한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더팰리스73 개발사업은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63-1번지 일원 4457㎡ 부지에 하이엔드 주거시설을 신축하는 프로젝트다. 옛 팔래스강남호텔을 재건축해 연면적 2만6082㎡, 지하 4층~지상 35층 2개동, 공동주택 58가구 및 오피스텔 15실 규모로 조성된다. 시행사는 랜드미, 시공사는 삼성물산이 맡을 예정이었다.
다만 시공사의 경우도 확정이 아닌 프로젝트의 사전예약률(분양률)에 의해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사전예약률에 따라 사업성 및 대주단의 투자 지속성이 모두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대주단에서 브릿지론 연장을 위해 제시한 사전예약률은 50%로 알려졌다.
사전예약률 저하로 대주단이 자금회수를 추진하게 되면 시공사인 삼성물산도 자연스럽게 계약 무효가 되는 구조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당사는 더팰리스73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진행을 희망하고 있다”며 “다만 시공사로서 지속적인 참여를 하기 위해서는 대주단의 PF 참여 결정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개발 프로젝트에서 시공사가 브릿지론의 신용보강에 나서는 경우가 많지만, 삼성물산은 현재 시공사 선정 전 단계인 만큼 자금조달에 전혀 관여하지 않은 상태다.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브릿지론의 향후 여부에 따라 얼마든지 이탈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뒀다. 다만 삼성물산은 공식적으론 시공사 계약 무효에 대해 의견표명을 하지 않았다.
해당 프로젝트의 가장 큰 대주인 롯데손해보험은 투자금 회수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롯데손해보험은 1순위(트렌치A) 대주 중 1000억원을 넣었다. 전체 브릿지론 4050억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선순위 3300억원 중에서는 3분의 1에 해당한다.
일각에서는 해당 프로젝트의 브릿지론 1순위 자금 비중이 커 만약 공매로 넘길 경우 이들 역시 손해를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더팰리스73 브릿지론은 담보가치가 높은 선순위 담보대출로 토지에 대한 감평가와 잠재 매수 희망가 등을 고려 시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복수의 잠재매수자들과 수의계약 형태의 사업지 매각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만약 공매로 진행되더라도 감평가의 63% 수준의 선순위 대출에 대한 손상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현재 대리금융기관인 한국투자증권 및 타 대주단과 함께 투자금 회수와 관련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릿지론 조달을 주관한 한국투자증권은 유동화회사를 통해 자금 조달에 참여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선·중·후순위 대주에 모두 참여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자금회수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상급지를 중심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지만 하이엔드 주거시설의 분양 흥행은 쉽지 않은 분위기”이라며 “조만간 대주단 협의를 통해 브릿지론 만기에 관한 결정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