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빼든 이복현 금감원장, 영풍·MBK 정조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영풍과 MBK파트너스를 정조준했다. 이복현 원장은 영풍에 대한 회계감리에 나설 방침 임을 밝혔다. 또한 영풍과 손잡은 MBK파트너스를 두고 금융자본의 산업지배로 인한 부작용에 대해 고민할 때라고 언급했다.
이복현 원장은 28일 오전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과 가진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영풍 측에 환경오염 이슈와 관련해 손상차손 미인식 등 회계상의 문제점이 발견됐다”며 “이번 주부터 감리로 전환해 현장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특히 “그 부분에 대해 (금감원이)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최대한 신속히 부적정 회계 처리 등에 대해 결론을 내려고 지금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달 15일 고려아연과 영풍에 대한 회계심사에 착수했다. 통상적으로 금감원의 회계심사는 3~4개월이 소요되는데, 이를 통해 회계 위반 혐의 등이 발견되면 강제성 있는 감리조사로 전환된다. 영풍은 심사 약 한달 반 만에 감리로 전환된 셈이다.
또한 이 원장은 단기 이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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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장은 “과거에는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인수에 대한 부작용을 고민했지만, 이제는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에 대해서도 그 부작용을 한번 고민해봐야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특정 산업은 20~30년 정도 길게 보고 (경영을) 해야 하는데, 실제로 5~10년 안에 사업을 정리해야 하는 형태의 구조를 가진 금융자본이 우리 산업자본을 지배하게 됐을 때, 주요 사업 부문 분리 매각 등으로 중장기적으로 주주 가치 훼손이 있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고려아연과 영풍에 대한 불공정거래 조사의 진행 상황에 대해선 “시장 신뢰와 질서를 확립하는 게 저희 목적”이라며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원장은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벌어진 양사의 공개매수와 관련해 불공정거래 조사 착수를 지시한 바 있다.